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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소재지에서 양곡마을로 넘어가는 길목인 미륵댕이 고갯마루 성황당 자리에 계신 석불이다. 모박이 형국의 앞산 주변 평평한 터를 기준으로 어림짐작해 보면 적당한 크기의 절이 들어설 만한 자리로는 충분하다.
고려전기로 추정되는 조성시기로 볼 때는 수작(秀作)의 석불이다. 가까운 안동 이천동석불(일명 제비원 석불, 보물 제115호)과 더불어 불두를 따로 만들어 얹는 방식으로 조성한 예가 이 근처에는 드물다. 광배는 육계만을 남겨둔 채 잘라낸 것 같고 오른쪽 귓부리 또한 뒤에서 자세히 보면 쥐꼬리톱으로 그어 놓은 듯하다. 눈두덩을 깊게 파 호선(弧線)을 분명히 한 것은 좋은데 코가 너무 길어 조화가 깨진 게 흠이라면 흠이다. 조금만 짧았으면 어땠을까.
가운데가 아래로 꺼진 둥근 원형의 법의 자락을 몇 가닥의 선조(線條)로 표현하고 그 사이로 양손의 수인을 볼 수 있는데 두 손 다 엄지에 중지를 대고 있는 아미타 중품인(中品印)을 하고 있다. 주변에 반쯤 묻혀있는 탑 부재들과 함께 어느 한 시대에는 가람의 한 축이 되고도 남을 만한 술명스런 석불이다. 같이 모셔져 있어야 마땅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방치되고 있는 모습에 애잔한 생각이 각별하다.
이곳에 오기 전 면소재지 봉성초등학교에는 인근 천성사 탑(경북 유형문화재 제134호)과 이별한 탑(비지정 문화재, 봉성 관아에 있던 걸 각각의 장소로 봉안)이 모셔져 있다. 천성사 법당에는 석조여래입상(경북 유형문화재 제133호)이 두 손이 상한 채로 서 계시는데 그 이유가 기구하다. 들어 볼 일이다.
분명 ‘유형문화재’임에도 안내판에는 ‘문화재자료’라고 되어 있어 행정관청의 무성의가 여실하고 석불 바로 뒤에는 어느 쥐코조리 꽤나 하는 이의 무덤이 있어 보고 있자니 심사가 뒤틀린다. 석불 가까이 무덤을 둔 후손들의 삶을 꿰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되지 싶다.
◀ 계신 곳: 경북 봉화군 봉성면 봉성리.
[불교신문3119호/2015년7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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