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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명에는 몇가지 특색이 있다. 산세나 지형 그리고 강을 빗대어 짓는 경우가 그렇다. 지당(池塘)이라는 동네이름은 마을 앞에 커다란 소(沼, 연못)가 있어 생긴 이름 일 게다. 충주 앙성에도 지당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거기에도 석불이 모셔져 있다(충북 문화재자료 제52호).

만복사지를 거쳐 서쪽으로 가다 왼편으로 꺾어 내려가면 멀리 지리산을 바라보며 들마꽃 가득한 곳에 지당리 석불이 계신다. 절터였다고는 하나 별다른 흔적을 찾기는 힘들다. 커다란 돌을 광배 모양으로 다듬고 주연(周椽)부 안에 돋을새김으로 연화문의 광배를 만들었다. 육계의 앞쪽과 턱은 깨지고 얼굴도 마멸이 심하여 구분하기 어려우나 삼도가 생략된 목은 한참을 보게 한다.

수평에 가까운 어깨에 옷 주름은 목의 좌우에서 가슴께까지는 깊게 역(逆) 원(U)을 새겨 놓았다. 아래로 갈수록 너 댓개의 V자형 옷 주름을 두어 단순함을 탈피하고자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간결하여 인상 깊다. 양손을 만들어 끼운 흔적이 역력한 위치에 구멍이 남아있어 불상 구성의 한 예를 볼 수 있다. 이웃 이백면 과립리 석불(전북 유형문화재 제128호)도 여기와 같은 방식이다. 손을 끼웠던 양쪽 구멍 아래로는 깊은 홈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수인(手印)을 맺으면서 옷깃이 접혀서 생긴 것이다. 몸체 하단에도 홈이 몇 개 있는데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다.

옆에서 보면 아래보다 위가 더 두꺼워 보여 불안해 보이기는 하나 땅속에 묻혀 있을 지대석의 견고함이 이를 지탱하는 힘이라 생각한다. 흙을 조금만 걷어내면 대좌의 장엄함을 볼 수 있겠다 싶어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곳이다. 목담이라도 쌓아 드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한 가득이다.

만복사지를 들릴 참이면 전각 안에 모셔진 보물 제43호 석불을 꼭 보았으면 한다. 등 뒤로 돌아가면 어마어마한 그 무엇이…, 얼마 안 되는 거리의 신계리 마애불(보물 제423호)도 참배하여 석불의 외로움을 덜어 드리고 또한 신라하대의 절묘한 조각기술에 푹 빠져보길 바란다.

◀ 계신 곳: 전북 남원시 주생면 지당리.

[불교신문3113호/2015년6월17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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