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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세상의 모든 것을 한시도 머물게 하지 않는다. 석불도 기구한 세월을 비켜 갈 수는 없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지낼 만 했는데 지금은 바로 옆 목장에서 나는 몰칵스런 냄새에 사람 같으면 하루도 넘기기 힘들 것 같다.
돌을 다듬어 광배 역할을 하는 사각 판형(板形)의 배면석과 석불의 몸체를 함께 새긴 드물게 보는 방식이다. 비 가림 역할을 하게 된 갓 모양의 보관에 쓰인 돌은 본체의 돌과는 다른 시멘트를 배합해 놓은 것처럼 보이는 역암(礫岩)이다. 보관 역할을 하는 갓에 홈을 파 배면석을 끼우는 방법을 동원했는데 마리실 부분에는 소원을 빌기 위함이 뻔한 떡돌맹이들이수북하다. 육계와 보관 사이에는 중앙을 조금 비켜 돌을 끼워 놓은 건 후대에 누가 옮기면서 사단이 난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얼굴은 사각에 가깝고 입술은 두툼하여 인상적이다.
목에는 삼도를 그어 격식을 갖췄고 법의는 두 줄로 가닥을 잡아 역원형으로 배꼽께까지 내려오다 양발에서는 따로따로 작은 물방울을 그려 마감했다. 오른손은 자연스레 내려뜨리고 무덕지게 들어 올린 왼손은 잘려 나간 것을 후대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앞에는 불기를 올려놓을 수 있는 불단을 누가 만들어 모셨는데 조금만 낮게 하여 불상이 좀 더 아래까지 보였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싶다. 불전에 무엇 하나 봉헌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심한 자책을 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입만 가지고 살았다는 얘기다.
뒤쪽으로 돌아가 보면 배면석 하단에 ‘ㅗ’형으로 여러 곳에 금이 가 곧 바스라질 것 같은 느낌이다. 꺽쇠를 끼우는 보강작업(예: 증평 광덕사 석불, 충북 유형문화재 제75호)이 필요한 듯한 데 안내판에 한글과 영문의 문화재 지정번호조차 일치되지 않게 만든 것을 보고는 행정관청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했다.
◀ 계신 곳: 전남 담양군 무정면 오룡리.
[불교신문3121호/2015년7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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