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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에서 두월천을 지나 들판을 가로 지르면 만나게 되는 산이 봉황산이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봉황이 살고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 지은 이름이 봉황산 또는 황산이고 전국에 서른 곳 정도가 있다. 영주 부석사 뒷산도 봉황산이다.
만경평야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산 주위로 너 댓개의 연못에 둘러싸인 이곳 황산 9부 능선에 문수사가 있다. 관음전 뒤 켠 암벽에는 산신각이라는 암각자가 선명한데 이는 신위(神位)를 모신 곳이라는 의미다. 절집 부엌 조왕단(竈王壇)에 좌보처 담시력사(擔柴力士)와 우보처 조식취모(造食炊母)를 붓글씨로 써 놓은 거와 같은 의미다. 석불은 암벽이 아닌 별도의 돌(板狀形, 납작한 돌)에 새겼다. 두툼한 육계에 동그란 형상의 머리 모양이 이마와는 확연한 구분을 두어 갓처럼 보여 몬존스럽다. 호선과 인중을 깊숙이 새겨 어색하지 않고 양 볼이 도톰하여 다정하다. 목에는 이도를, 통견식의 대의는 왼쪽 어깨에 살짝 매듭을 두고 뒤로 넘겼다.
양손은 법의에 가려 보이지 않으나 가슴 아래에서 모은 형상이다. 가부좌를 한 하부와는 완전한 구분을 두어 안정감은 있으나 비례는 조금 어그러져 명장의 솜씨는 아닌 듯 보이지만 바로 아래 연꽃 모양의 좌대는 두툼하고 투박하여 편안하다.
이처럼 성칼진 것 보다 부둥부둥하여 거부감 없는 불상을 찾는 게 요즘 사람들의 정서 인 듯하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한 채 무조건 크게, 그리고 너무 예술적인 것에만 치중한 듯한 성보물을 대하면 거부감이 드는 건 비단 나뿐 만이 아닐 것이다. 법당 안에는 목조 석가여래좌상(전북 유형문화재 제177호)과 아미타여래좌상(제178호)이 계신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석불이 백년 천년의 세월이 지난 것인 만큼 지금 조성 봉안하는 불상. 불탑. 석등이 백, 천년 뒤에 후손이 보지 말라는 보장이 있는가. 좀 더 세심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 계신 곳: 전북 김제시 황산동 문수사.
[불교신문3115호/2015년6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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