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교리 다음엔 무엇을 공부해야 하나요? |
문: 불교교양대학에서 기초교리과정을 마쳤습니다. 제대로 된 공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제부터는 어떤 경전이나 수행법을 익혀야 할까요? 마음공부에 필요한 원리 배운 셈 배운 것을 스스로 체득함이 중요 답: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기초교리는 아주 쉽고 그저 상식적으로 알고 있으면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불교의 핵심이며 따라서 근본교리라고 하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초교리는 그 자체로서 이미 부처님의 경지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에 입문한 이들은 대개 처음에는 너무 거창한 것들만 생각하거나 아주 신비한 것들을 기대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공부할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되지요. 불교교양대학에서 배운 교리정도라면 마음공부 하는데 필요한 원리는 모두 배운 셈입니다. 예컨대 연기법, 중도, 삼법인, 사제, 육바라밀, 공 등을 배웠다면 이미 거의 모든 경론이나 불교학의 근본원리를 배운 셈이지요. 금강경이나 법화경 또는 열반경이나 화엄경의 원리가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유식이나 중관, 천태나 선학까지도 그 원리는 이미 기초교리 안에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전개시키고 분석한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음악의 변주곡과 같은 것입니다. 어떤 변화를 해도 기본인 아리아를 떠난 것이 아닌 변주곡처럼, 복잡한 대승경론 일지라도 근본적인 가르침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즉 모든 것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 일체의 존재는 영원불변의 실체가 없다는 것, 모든 현상은 끝없이 변화하는 것이라는 것, 그러므로 이 세상 모든 것이 무한히 변화하는 공(空)이며, 이것을 확연히 깨달아 체득하면 언제나 평화롭고 더 이상 괴로움이 없다는 등의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행법도 마찬가지로 사섭법이나 육바라밀 등에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독경이나 정근, 예참이나 참선 등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일반인들이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음식을 골고루 먹고 기본적인 운동인 맨손체조나 걷기 등을 부지런히 하며, 늘 마음을 편히 하고 숙면을 취하면 될 것입니다. 스스로 영양사가 될 필요도 없고, 면역학자가 되어 백신을 개발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전문의들이 보는 의학서적을 탐구하며 피곤할 이유도 없지요. 이런 것들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길을 가려는 전문가들이 하는 것입니다. 일반 불자들도 전문가처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출가한 스님이라면 스스로 전문의와 같은 길을 택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경론과 일체의 수행법을 거치면서 스스로 그 장단점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선지식으로서 다른 사람을 인도할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불교공부를 하는 것은 행복하기 위한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스스로 체득하여 그런 삶을 살아야 합니다. 만약 연기법 등을 참으로 깨달았다면 일체의 경이나 여타의 수행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배운 것을 이해하는 정도에 멈추기 때문에 다른 수행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입니다. 불법의 오묘함은 교리의 난해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행의 깊이에 있습니다. 모든 경론이 가리키고 있는 곳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 경지에 있어야 합니다.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 길고 힘든 수행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요. 송강스님/ 개화사 주지 [불교신문 2479호/ 11월2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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