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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신 곳: 충남 논산시 상월면 상도리. | ||
계룡산 서쪽 금강대학교 어귀는 무당의 가둥거림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여기 상도리 석불은 조석으로 굿 장단을 들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계신다. 비책(秘策)이 난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탓해 무엇 하겠는가.
간신히 옆길을 터 줘서 망정이지 안 그러면 굿당을 통과해야만 친견할 수 있는 분이 상도리 마애부처님이다. 큰 바위에 불상의 몸체를 새기고 뭉우리 진 불두를 만들어 얹는 방식으로 불상을 모시는 방법은 영광 설매리(전남 유형문화재 제230호)나 금산 미륵사 불두(충남 유형문화재 제209호) 등 몇 곳 더 있다. 철원 금학산 중턱에 계시는 마애불(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3호)도 불두를 따로 얹어 유려함으로는 보물이 되고도 남을 법한데 ‘문화재자료’라고 하니 그 기준이 궁금하다.
왼손은 들고 오른손은 내려뜨린 모습은 안정감을 주고 조밀한 새김질은 전체적 짜임에 부족함이 없다. 실례를 무릅쓰고 뒤로 돌아 올라가 보면 불두의 육계가 깎여 있는데 이는 아마 보관을 얹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고려시대에 조성한 불상의 특징이 마애선각 기법이나 불두에서 보인다. 툭 튀어나온 백호상, 갸름한 얼굴, 좁은 입, 감은 듯한 눈은 편안하다.
절터(용화사)였다고는 하나 특별히 증명할 만한 것은 없고 와편(瓦片)만 속절없이 나뒹굴고 있어 애잔하다. 계룡산 동학사와 서쪽 갑사를 넘나드는 길 정상에는 계룡팔경 중 하나인 남매탑(5층 보물 제1284호. 7층 보물 제1285호)이 있어 가 볼만하다.
이렇게 높고 깊은 산에는 우리 겨레만이 안고 살아가는 갖가지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얽힌 일화와 유적 유물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무엇하나 소홀히 다루어 사라지게 할 수 없는 것 들이다. 어차피 역사는 기록과 유물을 근거로 계량해 낼 수 있는 방법 이외에는 없으니까 말이다.
[불교신문3095호/2015년4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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