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단 가득 신비로운 문양이…
극락전엔 조선 초기기법 그대로
수미단 ‘특이한 구성’으로 정평
현존하는 불단 중 ‘조각성’으뜸


보물 790호 백흥암 극락전.(왼쪽)
보물 486호 은해사 백흥암 극락전 수미단. 사진제공=문화재청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 중 한 곳인 백흥암은 영천 은해사의 산내암자이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백흥암은 혜철국사가 경문왕 1년(861)에 착공해 873년에 완공한 사찰이다. 주위에 잣나무가 많아 백지사(柏旨寺)라고 불렸던 이곳은 조선 명종 1년(1546)에 백흥암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백흥왕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중종 15년(1520년) 왕세자(인종, 1515~1545)의 태(胎)를 봉안하면서부터다. 당시 조정은 백흥암을 수호사찰로 정하고 크게 고쳤다고 한다. 백흥암이 여느 암자보다 비교적 규모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때 수백명의 스님이 머물며 수행했던 곳인 만큼 오늘날에도 많은 당우가 전해진다. 극락전을 중심으로 영산전, 명부전, 문루, 산신각, 선실, 원주실 요사 등이 남아있다.
백흥암에는 보물 790호 극락전(極樂殿)과 보물 486호 극락전 수미단(須彌壇)이 있다. 먼저 극락세계를 상징하는 아미타삼존불이 모셔져 있는 극락전은 인조 21년(1643)에 지은 것이다. 앞면 3칸, 옆면 3칸으로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건물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넣은 다포양식인데, 전체적으로 공포의 짜임이 조밀하다. 또 안쪽 천장은 가운데가 높고 주변이 낮아 층을 이루게 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 초기의 건축수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내부에는 또 금단청(錦丹靑)을 해놓았는데, 비교적 보존이 잘 돼 있다. 별화는 좌불도(座佛圖)와 인물화가 대부분이며, 이밖에 용, 학, 비천상 등을 그렸다.
극락전 안에 봉안된 불단인 수미단은 또 뛰어난 조각과 특이한 구성으로 정평이 나 있다. 불교의 우주관에 따르면 수미산은 세계의 중심에 높이 솟은 거대한 산을 말하는데, 그 정상에는 제석천이 사는 궁전이 있다고 한다. 수미단은 이 수미산을 본 뜬 대좌로 불상이나 불감 등을 안치하는 단을 뜻하는 것으로 수미좌(須彌坐)라고도 한다.
조선후기에 조성된 극락전 수미단은 높이 125㎝, 너비 413㎝의 직사각형 모양이며, 앞쪽 면은 5단으로 돼 있고, 각 단도 5등분 돼 있다. 현존하는 불단 중 가장 조각성이 뛰어난 성보인 만큼 수미단에는 각종 동물이 특색 있게 조각돼 있다. 제작 기법도 독특한데, 얇은 판자에 문양을 투각하면서 가장자리를 둥글게 처리해 부조 효과를 낸 것이 특징이다.
각각의 문양을 살펴보면, 제일 위의 단에는 코끼리의 눈을 본 딴 안상문이, 2단에는 봉황.공작.학.꿩 등이, 3단에는 용.어린아이.물고기.개구리 등이 새겨져 있다. 또 4단을 보면, 꽃잎 속에 코끼리.사자.사슴 등이, 제일 아랫단 양쪽 끝에는 도깨비 얼굴이, 가운데에는 용이 조각돼 있다. 일반인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기상천외한 상들이 새겨져 있는데, 반인반어(半人半魚), 인신귀갑(人身龜甲), 사족어(四足魚), 사조족인두어(四鳥足人頭魚), 조족인두귀갑상(鳥足人頭龜甲像), 인두어신상(人頭魚身像)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불단을 가득 채운 신비로운 문양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362호/ 9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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