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 자락에 위치한 여수 흥국사는 사찰 전체가 여수시 문화재자료 제38호 지정된 사찰이다. ‘나라가 흥(興)하면 절도 흥하고 이 절이 흥하면 나라도 흥할 것이다’라는 전설답게 흥국사는 호국불교의 성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고려 명종 25년(1195)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이래 한국역사의 부침을 함께 겪었다.
호국불교의 염원을 담고…
보물396호 대웅전 반야용선 상징
조선중기 건축기법 고스란히 담겨
홍교 86개 돌덩이로 절묘한 축조
왜침을 막아내는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이곳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동안 의승군 주둔지이자 승병훈련소로 쓰였다. 1592년에는 기암 법견(奇巖 法堅)스님이 300여명의 스님들과 함께 이순신을 도와 왜적을 물리쳤다고 한다.
<사진설명> 보물 396호 흥국사 대웅전.
하지만 항쟁의 중심이었던 만큼 전화를 피할 길은 없었다. 정유재란 때 왜군의 보복으로 법당과 요사채가 소실됐으나, 조선 인조2년(1624) 계특대사가 중창했다. 오늘날 당우는 모두 이 무렵 중건된 것으로, 현재 보물 396호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해 팔상전, 불조전, 응진당 등의 목조건물과 보물 578호 대웅전후불탱, 보물 1331호 노사나불괘불탱, 보물 1332호 수월관음도, 보물 1333호 십육나한도 등이 전해진다.
대웅전은 계특대사가 절을 고쳐 세울 때 다시 지은 건물로 조선 중기이후의 건축기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법당의 크기는 앞면 3칸, 옆면 3칸이며, 정면 3칸은 기둥사이를 같은 간격으로 나눠 빗살과 정자살이 복합된 문을 달았다. 지붕은 팔작지붕이며, 처마는 겹처마로 돼 있다. 네 모서리의 추녀마루에는 활주를 세웠다.
흥국사 대웅전의 특징 중 하나는 ‘대웅전=반야용선(般若龍船)’이라는 점이다. 반야용선은 반야의 지혜로 사바를 건너 피안으로 타고 가는 배를 상징하는데, 용이 끈다고 전해진다. 대웅전의 기단은 바다를 상징하며, 그 주변에 거북, 게, 해초 등을 조각하고 정면계단 양편에는 용을 조각해 배를 끌고 가도록 했다. 대웅전 앞에 탑이 조성되지 않은 이유도 여기서 비롯되는데, 석탑을 세우면 배가 무거워 가라앉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이밖에 흥국사 입구에 있는 아치형 돌다리 홍교도 유명하다. 순천 선암사 승선교와 함께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이 다리는 1839년에 축조된 것으로 현재 보물 563호로 지정돼 있다. 다리의 높이가 5.5m, 홍예구(虹霓口)의 너비가 11.3m, 내면 너비가 3.45m, 다리 전체길이가 40m로 지금까지 알려진 홍예석교 가운데 가장 높고 길다.
<사진설명> 보물 563호인 홍교. 사진제공=문화재청
홍예를 이루는 돌은 총 86덩이이며, 부채꼴 모양의 돌을 서로 맞추어 절묘하게 쌓아올렸는데,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무지개 모양을 하고 있다. 양쪽 벽은 다리를 견고하기 위해 작은 돌을 쌓았는데 날개모양을 하고 있어 수압과 하중을 견딜 수 있게 했다. 또 홍예 한복판에는 용머리를 장식했다.
한편 흥국사는 2003년 의승수군 유물전시관을 건립해, 임진왜란 때 왜군에 맞섰던 스님들의 유물과 사찰문화재 등을 전시하고 있다. 지하1층, 지사1층 규모의 전시관에는 임진왜란 당시 스님들이 착용했던 옷과 무기, 불교서적 등의 유물 50여점이 전시돼 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360호/ 9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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