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무량수전 |
날렵한 지붕…배흘림기둥 곡선미학의 결정체 13세기 건축 양식 ‘국보 18호’ 고려 장인 미의식에 탄성 절로 전각 안엔 아미타여래좌상 모셔 국보 18호인 부석사 무량수전은 안동 봉정사 극락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건물 가운데 두 번째로 오래된 것이다. 무량수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팔작지붕이며, 주심포양식으로 지어졌다. 1916년에 해체.수리 공사 때 발견된 묵서에 따르면 공민왕 7년(1358)에 왜구에 의해 불에 탄 것을 우왕 2년(1376)에 다시 짓고 광해군 때 새로 단청했다고 한다. 때문에 무량수전은 고려 후기에 재건됐지만 13세기 건물양식을 띠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무량수전하면 ‘배흘림기둥’을 먼저 떠올린다. 몇 해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고(故) 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서서〉를 우수도서로 선정한 이후부터 배흘림은 무량수전을 상징하게 됐다. 배흘림기둥은 중간이 배가 부르고 아래위로 가면서 점점 가늘어지는 기둥을 말하는데, 기둥머리가 넓어 보이는 착시 현상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무량수전의 기둥은 강릉 객사문 다음으로 배흘림이 심한데, 선이 고와 더 유명하다. 자세히 보면 이 기둥들이 모두 수직으로 세워져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 안쪽으로 기울어져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안쏠림’이라고 하는데 멀리서 볼 때 건물이 안정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준다. 또 유심히 봐야할 것 중에 하나가 안허리곡(曲), 귀솟음이다. 안허리곡은 건물 가운데보다 처마 끝을 좀더 튀어나오도록 처리한 것을 말한다. 귀솟음은 건물 귀퉁이를 가운데보다 조금 높게 올리는 것인데, 귀퉁이쪽 처마와 기둥이 아래로 처져 보이는 착시를 막아준다. 안허리곡과 안쏠림 양식이 공포와 벽면에까지 적용되어 평면이 오목거울처럼 휘어져 보이는 것도 무량수전의 특징이다. 이처럼 13세기 건축양식으로 조성된 무량수전은 곡선미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문화재의 문외한이더라도 날렵한 지붕곡선이나 배흘림기둥을 보다보면 나무기둥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낸 고려 장인들의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단청도 희미해지고, 나뭇결 그대로를 드러내는 무량수전은 화려함 대신 간결함과 소박함을 물씬 풍긴다. 무량수전의 또 다른 특징은 전각 내부에 있다. 이곳에 모셔진 아미타여래좌상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국보 45호로 지정돼 있다. 보통 전각에 모셔진 불상이 어간문을 바라보고 있는 것과 달리 무량수전의 아미타부처님은 측면에 모셔져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서방 극락정토에 머물며 법을 설하는 아미타부처님의 특징을 그대로 형상화한 것이라 하겠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299호/ 2월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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