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
수려한 조각으로 탑장엄 주악상 새겨 부처님 찬탄 목조건축 양식 표방해 통일신라 연구에 유용 최초의 불탑은 부처님 열반 직후 생겨났다. 2500여년 전 부처님이 쿠시나가라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하자 사람들은 부처님의 유해를 다비했다. 다비 후에 나온 부처님 사리는 8개 부족이 나눠가진 뒤 각각 탑에 모셨다. 이와 함께 사리를 모셨던 항아리와 다비할 때의 재(灰)를 봉안한 탑이 세워지면서, 최초의 탑은 모두 10기가 됐다. 이후 인도를 통일한 아소카 왕이 부처님 사리를 분배해 곳곳에 8만4000기의 탑을 세움으로써 탑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의의 대상이 되고, 출.재가를 막론하고 탑을 보면 공양을 올렸다. 탑이 곧 부처님을 상징하게 된 것이다. <사진설명: 국보10호 백장암 삼층석탑> 우리나라 역시 중국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가사와 사리를 받은 신라의 자장율사(590~658)가 귀국해 세운 황룡사 9층 목탑을 비롯해 수많은 탑을 세워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의 전탑이나 일본의 목탑과 달리 석탑이 주를 이뤘으며 이후 석조각이 발달하면서 독창적인 양식으로 탑을 장엄하게 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태어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이다. 통일신라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탑은 화려한 조각장식이 특징이다. 탑 전체가 조각으로 돼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탑신(塔身)에서 지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각이 나타난다. 우선 탑신의 1층에는 보살상과 신장상(神將像)이 각각 2구씩 조각됐다. 또 2층에는 음악을 연주하는 천인상(天人像)이 있고, 3층 4면에는 천인좌상(天人坐像)이 1구씩 새겨져 있어 아름다움을 더한다. 백장암 삼층석탑은 탑에 주악상을 새긴 대표적인 예로, 탑신부 2층에 새겨진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상(奏樂天人像)’이 특히 유명하다. 각 면에 2구씩 양각돼 있는데, 각각 공후.생황.비파.장구.배소.나각.젓대.피리 등을 연주하고 있다. 이들은 부처님께 음악공양을 올리는 존재로, 대각을 이룬 부처님에 대한 찬탄과 공경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백장암 삼층석탑 탑신부 전체 4면을 장엄한 다양한 조각은 섬세함은 물론, 목조건축의 양식을 표방하고 있어, 통일신라시대 목조건축이 남아있지 않은 오늘날 당시의 목조건축양식을 연구할 수 있는 좋은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탑은 구조가 특이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탑신부에 있어서 아래층 탑신은 폭에 비해 높이가 높은 것도 일반적인 형태와 다르며, 일반적인 탑은 위로 올라갈수록 너비와 높이가 줄어드는데 비해 이 탑은 너비가 거의 일정하고, 2층과 3층은 높이도 비슷하다. 특히 통일신라 일반석탑의 기단부가 이중인 것과는 달리 백장암 탑은 기단부가 없이 지대석 위에 바로 탑신이 있어 이형(異形)석탑으로도 잘 알려졌다. 그러나 본지(2052호 참조)가 2004년에 백장암 삼층탑 주변을 조사하면서 기단부로 추정되는 부재 9점이 발굴된 것을 원광대가 소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백장암 석탑은 어느 때 무너진 것을 기단부 없이 복원해서 현재까지 내려온 것”이 밝혀졌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295호/ 1월20일자] |
'불교유적과사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 (0) | 2008.11.22 |
---|---|
봉정사 극락전 (0) | 2008.11.15 |
법주사 쌍사자 석등 (0) | 2008.11.01 |
개령암터 마애불상 (0) | 2008.10.26 |
월출산 삼존골 마애삼존불 (0) | 2008.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