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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대웅전

‘공예품’인듯… 빼어난 곡선미


1308년 세워진 ‘최고’ 대웅전

쇠꼬리 모양 휘어진 들보 백미

백제 목조건축 양식 계승 의의

수덕사 대웅전(국보 제49호). 대웅전으로서는 현존 최고(最古)의 건물이다.

안동 봉정사 극락전이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이라면, 국보 49호인 예산 수덕사 대웅전은 전국 사찰의 대웅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당우다. 고려 충렬왕 34(1308)년에 건립됐다고 하니 무려 700여년의 나이를 먹은 셈이다.

수덕사는 백제 때 창건된 사찰로 추정되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수덕사 경내 옛 절터에서 발견된 백제와당으로 짐작할 뿐이다. 수덕사에 따르면 백제 위덕왕(554~597년)대에 지명법사가 수도 사비성 북부에 수덕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반면 대웅전의 창건연대는 명확하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수덕사 대웅전 수리공사 당시 발견된 묵서명(墨書名)을 보면 1308년에 건립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건립 이후 대웅전은 중종 23(1528)년에 단청보수를 했고, 영조 27(1751)년과 영조 46(1770년), 1937년에 각각 보수해 오늘날에 이른다.

수덕사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으로 꾸몄다. 주심포계 양식인 대웅전은 백제의 목조건축 양식을 이은 고려시대 건물로, 우리나라 목조건축사에서 중요하게 평가 받고 있다.

혹자들은 수덕사 대웅전을 일컬어 목조건축이 아니라 공예품 같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같은 고려 말기에 건립된 부석사 무량수전과 비교해볼 때도 곡선미가 두드러지는 까닭이다.

특히 그 아름다움은 측면에서 볼 때 더 두드러진다. 5개의 기둥이 건물을 정확히 4등분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말끔함을 더하는 맞배지붕은 기둥과 맞물려 균형미의 정수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곡선형의 휘어진 들보이다. 쇠꼬리 모양으로 휘어졌다고 해서 ‘우미량’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부재는 직선부재를 받치고 있는 포대공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한다.

오랜 세월을 지내온 까닭에 수덕사 대웅전에는 화려함 대신 소박하고 예스러운 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나무의 결이 오롯이 드러나는 이곳이 벽면마다 벽화와 단청으로 장엄돼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웅전 내부의 벽화는 1937년 해체수리하면서 다시 발견됐다. 그 때까지 만해도 내부의 포벽에는 장엄화가 가득했는데, 이후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모두 파괴됐고 한다. 현재 남아 있는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모사도(模寫圖) 40여 점과 해체수리 당시 촬영한 사진자료가 전부다.

수덕사 대웅전 벽화는 고려와 조선시대 사찰 벽화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웅전 포벽의 작은 공간에 그려진 벽화는 불상.주악비천.공양화.나한.극락조 등이 주였다. 모두 대웅전 창건 당시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벽화의 바탕이 된 벽체를 수리한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웅전 중보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금룡도(金龍圖) 역시 덧칠한 흔적이 없어 고려시대 작품으로 보고 있다. 또 오불도는 조선 중종 23(1528)년에 단청을 새로 칠하면서 조성한 것이다.

잇따른 중창불사에 대웅전의 모습이 살짝 가려지긴 했지만 수덕사 대웅전은 여전히 “고려시대 건축이지만 백제의 기술적 토양 위에 만들어진 걸작”이라고 칭송받고 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314호/ 3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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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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