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국사전‘國師배출’ 자부심으로 창건 |
국사 16위 진영 모신 국보56호 고려양식 이은 조선초 목조형태 조성당시 단청 그대로 보존된듯 순천 송광사 국사전 모습.사진제공 송광사 삼보사찰 중 하나인 순천 송광사는 승보(僧寶)종찰로 잘 알려져 있다. 송광사는 이름 때문이라도 승보사찰이 될 수 밖에 없는 곳이라고 한다. 송광사에 따르면, 송광(松廣)이란 이름은 ‘18명의 큰스님들이 나셔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펼 절’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송(松)’자는 열십(十)과 여덟팔(八)이 합해서 생긴 나무목(木)자와 공(公)을 가리키는 글자로 18명의 스님을 뜻하고, ‘광(廣)’은 불법을 널리 펴는 것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사실 송광사가 한국불교의 중심이 된 것은 고려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정혜결사를 시작한 이후부터다. 이때부터 송광사는 한국불교의 맥을 잇는 고승대덕들의 산실이 됐다. 국사전이 탄생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눌스님을 포함한 열여섯명의 국사(國師, 통일 신라·고려·조선 전기의 법계 가운데 하나. 법계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으로 덕이 높아 나라의 스승이 될 만한 스님에게 내리던 칭호)가 배출된 것이다. 그 자부심을 바탕으로 창건된 것이 바로 국사전이다. 고려 공민왕 18년(1369)에 세워진 이곳은 본래 송광사 3명의 조사스님의 진영을 모시기 위해 조성된 것인데, 송광사 중창과 함께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국보 56호인 국사전은 앞면 4칸, 옆면 3칸 규모의 당우다. 맞배지붕 형태며, 주심포 양식으로, 기둥은 원통기둥형태다. 고려 말 조성 이후 이 당우는 두 차례 보수를 거치면서 고려의 건축양식을 계승한 조선 초기 목조건물의 모습을 지니게 됐다. 특히 보물 제263호로 스님들의 요사채로 쓰였던 송광사 하사당과 같은 시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심포 중기 형식의 표준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당우로 평가받고 있다. 국사전 천장은 건물 안쪽에 걸쳐 우물 정(井)자 모양을 하고 있다. 천장 전체는 연꽃무늬로 장엄해 놓았으며, 대들보에는 용을 그려 놓았다. 이들 단청은 건물이 조성됐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옛날에는 스님들의 수행도량이었던 이곳에 고승들의 진영이 모셔진 것은 조선 정조 4년(1780) 무렵이다. 화기(畵記)에 따르면, 이들 진영이 1780년에 조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진영은 동쪽 벽에 11위, 남쪽 벽에 3위, 북쪽 벽에 2위가 각각 모셔져 있는데, 지눌스님을 비롯해 진각·청진·진명·원오·원감·자정·자각·담당·혜감·자원·혜각·각진·정혜·홍진·고봉국사 등이다. 국사들은 모두 의자에 앉아 있으며, 삭발하고 가사와 장삼을 수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단 16대 고봉화상만 머리를 기른 모습을 하고 있어, 다른 스님들과 쉽게 구별된다. 송광사 국사전은 옛 나무에서 풍겨지는 소박하고 단아함은 물론 가사장삼을 수하고 근엄하게 앉아 있는 스님들의 모습이 더해져 청정한 승가의 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곳은 송광사를 찾은 불자라면 빼놓지 말고 참배할 곳이기도 하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316호/ 4월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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