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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곡사 동부도와 북부도

지리산 10경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피아골 입구에 위치한 연곡사는 신라 진흥왕 5년(544)에 연기조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연곡사는 1500여년의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위안처가 돼 왔던 반면, 옛 흔적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사찰이기도 하다.

연곡사 동부도(왼쪽)

연곡사 북부도(오른쪽)

전란을 이겨내고 꿋꿋이…

임진왜란과 6.25전쟁을 겪으며 당우가 모두 소실됐기 때문이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 대부분은 1980년대에 이르러 조성된 것이다. 오랜 세월의 풍화와 포탄을 이겨내고 연곡사를 지켰던 것은 부도와 탑비들이다. 이곳은 아름다운 부도(浮屠, 스님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국보로 지정된 7기의 부도 가운데 2기가 연곡사에 있는데, 국보 53호인 연곡사 동부도(東浮屠)와 국보 54호인 연곡사 북부도가 그 주인공들이다.

연곡사 동부도는 특히 아름답고 정교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기단은 3층으로 이뤄졌는데, 아래받침돌에는 구름에 둘러싸인 용과 사자가, 가운데받침돌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팔부신중이 새겨져 있다. 기단의 맨 위 쪽에는 연꽃잎을 두 겹으로 조각해 놓았고, 극락조라 불리는 가릉빈가도 볼 수 있다. 또 탑신 사방으로 사천왕상을 새겨놓았다. 동부도의 아름다움은 탑신위에 얹은 팔각형의 옥개석에서 더 빛을 발한다. 옥개석은 아주 정교하게 묘사됐는데, 서까래와 기와의 골은 물론 기와의 끝을 장식하는 막새기와까지 표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보53호 동부도 통일신라 후기 대표

팔각형 옥개석 정교한 묘사 두드러져

국보54호 북부도는 동부도 본떠 비슷

동부도가 통일신라시대 후기를 대표한다면, 북부도는 고려 전기에 조성된 8각형 부도를 대표할 만한 유물이다. 연곡사 내 북쪽 산 중턱에 자리잡은 이 부도는 동부도를 본떠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크기와 형태는 거의 비슷하다. 북부도 3층의 기단 맨 아랫돌 역시 2단으로 구성해 아래에는 구름을, 위에는 연꽃을 각각 새겼다. 이와 함께 팔각의 탑신에는 악귀를 쫓는다고 믿는 신장(神將)상인 문비(門扉)와 향로(香爐), 사천왕상(四天王像)이 조각돼 있고, 옥개석에는 목조건물 지붕의 모습을 재현했다.

연곡사에 있는 3개의 부도 중 마지막으로 소개할 부도는 서쪽에 위치한 서부도다. 보물 154호 연곡사 서부도에는 소요대사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 조선시대 효종 원년(1650)에 조성된 이 부도는 앞서 말한 부도들에 비해 비교적 단출하다. 조각이 단순화돼 세련된 맛은 없지만, 탑 곳곳에 새겨진 연꽃문양은 아름다움을 더하고 균형감 또한 뛰어나다.

이와 함께 보물 152호 연곡사 현각선사탑비(玄覺禪師塔碑)와 보물 153호 연곡사 동부도비 등 두 기의 탑비도 볼 수 있는데, 두 비석 모두 몸돌은 없고 머릿돌과 받침돌만 남아 있다. 동부도 앞쪽에 서 있는 동부도비는 받침돌은 엎드린 용의 형상을 하고 있고, 등에는 새 날개 모양을 조각했다. 머릿돌에는 용 대신 구름을, 꼭대기에는 불꽃에 휩싸인 보주(寶珠)로 장엄했다. 현각스님을 기리기 위해 세운 현각선사탑비는 또 고려 경종 4년(979)에 만들어진 것으로 받침돌은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으며 머릿돌에는 여러 마리의 용이 조각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보물 151호로 지정된 연곡사 삼층석탑도 볼 수 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341호/ 7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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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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