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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 회전문

춘천 청평사로 가는 길은 잘 짜인 여행 패키지 같다. 기차여행의 낭만과 호수의 아름다움, 거기에 전설까지 전해지기 때문이다. 기차를 타고 춘천역에 내려 다시 소양댐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청평사 관광지에 도착한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와 고려정원 영지, 청평사 회전문(廻轉門)과 3층 석탑 등을 만날 수 있다.

돌고도는 삶 ‘윤회전생’ 상징

조선 때 조성…청평사 대표 보물164호

‘이루지 못한 사랑’ 상사뱀 전설 얽혀

지붕받침 ‘익공’ 건축변화 연구 가치

고려시대의 사찰인 청평사는 고려 광종 24년(973) 영현스님이 창건했다. 이곳은 또 거사불교를 대표하는 청평거사 이자현이 능엄선 수행을 하며 주석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문수원이라 불렸던 이곳이 청평사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조선 명종5년(1550) 보우선사가 이곳을 다시 세운 후부터다.

청평사를 대표하는 유물로 보물 제164호인 청평사 회전문은 조선시대 때 조성됐다.

영화 ‘생활의 발견’에도 등장했던 이 문은, 사찰에서는 보기 힘든 회전문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러나 빌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회전문은 아니라는 것. 여기서 ‘회전’은 ‘윤회전생(輪廻轉生)’의 줄임말로 윤회의 이치를 상징한다.

청평사 회전문.사진제공=문화재청

이곳에는 또 상사뱀과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당나라 공주를 사랑한 한 청년이 있었다. 신분의 차이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그는 상사병으로 죽고, 뱀으로 환생해 공주의 몸을 칭칭 감았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절대 떼어지지 않았던 뱀이 공주를 놓아준 곳이 이곳 청평사다. 공주를 따라 청평사 회전문에 들어섰던 뱀은 쏟아지는 폭우에 휩쓸려 떠내려갔다고 한다.

회전문은 사찰의 중문(中門)에 해당하는 곳으로 금강문이나 천왕문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이며,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만든 공포도 기둥 위에만 장식돼 있는 주심포 양식이다. 문의 규모는 앞면 3칸, 옆면 1칸인데, 그 중 앞면의 가운데 1칸은 드나드는 통로로 사용되며 양쪽 옆은 벽으로 막혀 있다. 문 안쪽을 살펴보면, 사천왕상 등의 입상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윗부분에는 화살모양의 나무를 나란히 세워 만든 홍살이 설치돼 있다. 양쪽 벽에는 또 마루가 깔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전문이 16세기 중엽 건축 양식 변화 연구에 중요한 유물로 평가받는 이유는 화려한 화초무늬가 새겨진 익공 때문이기도 하다. 익공(翼工)은 기둥 위에 얹는 지붕 받침을 말한다. 새의 날개 모양이라 날개 ‘익’자를 써 익공이라고 하는데, 익공의 역할은 지붕의 하중을 기둥에 전달하고 또 건물의 외관을 장식할 때 사용된다.

이밖에 청평사에서는 청평거사의 흔적들도 찾아볼 수 있다. 문수원은 우리나라 고려정원의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으로 오늘날에는 연못이 남아 있다. 영지(影池)라고도 불리는 이 연못은 오봉산의 옛 이름인 경운산이 물위에 그림자처럼 떠오른다고 한다. 진락공 이자현의 부도도 이곳에 모셔져 있다. 또 문화재청과 춘천시가 추진 중인 청평산문수원중수비(淸平山文殊院重修碑) 복원사업이 완료되면 이곳에서 문수원중수비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현경 기자

[불교신문 2343호/ 7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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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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