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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다팡하]7장16,대론(對論)을 끝내며

장로는 물었다.
『대왕이여, 지금 몇 시인지 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초저녁이 지나고 밤중으로 접어들었을 뿐입니다. 등불용 횃불이 켜져 있습니다. 네 개의 기가 세워지고, 선물이 그대를 위하여 창고로부터 운반되고 있습니다.』

요오나카인들은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참으로 이 수도승은 현자입니다.』
『정말 그렇다. 장로는 현자이다. 그 분같이 훌륭한 스승이 있고, 나와 같은 제자가 있다면, 현자는 진리를 깨우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장로의 해답에 만족한 왕은 나아가세나 장로에게 10만 금의 값어치가 있는 모직 옷을 선사하고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오늘-사흘 째-로부터 8백 일 동안 나는 그대에게 식사 공양을 드리겠습니다. 궁정에 있는 것 중에서 그대에게 알맞은 것은 무엇이든 바치겠습니다.』
『대왕이여, 그만 하십시오. 나는 생활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가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대 자신을 옹호하고, 또 나를 옹호해 주십시오. 즉「나아가세나 존자는 미린다 왕에게 청정한 신행을 불러 일으켰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는 세평이 닥쳐올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선물을 받음으로써 그대 자신을 옹호하십시오. 또「미린다 왕은 청정한 신행을 얻었지만, 그러한 신행을 얻었다는 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세평이 빗발칠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선물을 받으셔서 나를 옹호해 주십시오.』
『그렇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존자여, 사자왕은 금궤 속에 들어가더라도 얼굴은 밖으로 향합니다. 마찬가지로, 나는 재가(在家)생활을 하더라도 출가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얼굴을 밖으로 향하겠습니다. 그러나 내가집을 버리고 출가하더라도 출가 생활을 오래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출가하려고 생각하면 나의 적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때, 나아가세나 존자는 미린다 왕과의 문답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승방으로 돌아갔다. 존자가 돌아간 뒤 얼마 안 되어 미린다 왕은「나는 무엇을 물었던가. 존자는 무엇을 대답했던가」하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왕은「나는 모든 것을 똑바로 질문했고, 그는 정확하게 대답했다」고 결론지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다음 날 아침, 옷을 입고 바루와 가사를 들고 미린다 왕의 궁정으로 갔다. 자리에 앉자 왕은 존자에게 인사 드리고 한 편으로 앉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그대는 내가 나아가세나에게 질문했다는 즐거움 때문에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존자여, 나는 밤새도록 생각에 잠겼습니다. 다시 말하면「나는 무엇을 질문했는가. 존자는 무엇을 바르게 대답하셨는가」를. 또「나는 모든 것을 바로 질문했고, 존자는 모든 것을 바르게 대답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장로는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아무쪼록 이렇게는 생각하지 마십시오. 즉「존자는 미린다 왕의 질문에 대답했다는 즐거움 때문에 뜬 눈으로 세웠다」고. 대왕이여, 나는 밤새도록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즉「미린다 왕은 무슨 질문을 했던가, 나는 무슨 해답을 주었던가」를. 또「미린다 왕은 모든 것을 똑바로 질문하고, 나는 모든 것을 바르게 대답했다」고...』
이리하여 두 현자는 서로 올바르게 말한 일을 만족하게 생각했다.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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