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은사(奉恩寺)는 신라 원성왕 10년(794년) 연회국사가 창건한 견성사(見性寺)에서 시작된 천년고찰이다. 조선시대 선종의 능침인 선릉의 원찰(願刹)이자 선종수사찰(禪宗首寺刹)로서 왕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온 대찰이었지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1939년 화재 등으로 주요 전각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가람을 수호하고 부처님 법을 전하겠다는 수많은 스님과 불자들의 간절한 서원을 담은 중창불사를 통해 1200년 넘게 법등을 지켜 이어오고 있다.
코엑스와 코엑스몰, 최고급 호텔과 고급 주거지가 밀집한 강남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봉은사는 불자들에게는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 기도할 수 있는 부처님 도량이요, 시민에게는 공원 같은 휴식처, 외국인에게는 한국전통문화체험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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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과 함께 하는 봉은사’를 슬로건으로 내건 봉은사는 가족법회 등을 통해 가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불자가족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아래 왼쪽사진은 중창불사 회향 후 조감도 모습, 사진제공=봉은사 | ||
항상 기도 가능한 열린도량
시민에 힐링 전하는 휴식처
세계에 불교 홍포 전진기지
맞춤형 기도·교육사업 통해
신심증장 후 자비행 앞장서
연간 2.5억원 장학금도 수여
봉은사는 접근성이 뛰어난 강남중심지역에 위치한 전통사찰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함으로써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사찰이자 세계인에게 불교를 알리는 전법도량으로서 사격을 일신시켜 나가고 있다. 봉은사를 찾는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1만여 명이며 이 가운데 외국인이 300명을 넘어서고 있다. 봉은사는 신도 수 또한 25만명에 달한다. 이는 불자 가족은 물론 종교와 인종, 국적을 뛰어넘어 누구나 찾아와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평안을 되찾을 수 있는 열려 있는 부처님 도량이기 때문이다.
봉은사는 ‘가족과 함께 하는 봉은사’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온 가족이 부처님 품안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신행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유아수계법회 등을 통해 불연(佛緣)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유아부와 초등부, 파라미타, 대학생회, 청년회 등 계층별 법회를 강화하고 가족 단위의 신행활동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다양한 기도와 수행프로그램을 통해 불자들의 신심 증장에도 앞장서고 있다. 오전4시30분 새벽예불 등 사분정근 수행과 더불어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수지 독송하는 ‘금강경 독송 3년 대정진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북극보전 21일 특별기도’, 각종 시험 기도 성취를 위한 ‘판전 특별기도’ 등 전각별 특성화 기도, 신행단계별 불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들여 신설한 ‘저녁기도’ 등을 통해 도량내에서 목탁과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재가선원인 봉은선원에는 100명 내외의 불자가 결제·해제 없이 참나를 찾기 위해 용맹정진하고 있다.
해마다 3000명이 넘는 새 신도가 찾고 있는 봉은사는 체계적인 신도교육시스템을 통해 감로법을 전하고 있다. 연간 20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해 온 신도기본교육기관인 ‘기초학당’을 비롯해 신도전문교육기관인 ‘불교대학’과 ‘불교전문대학원’을 통해 한국불교의 근간을 이룰 불교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봉은사는 이같은 불교공부와 기도 정진을 바탕으로 자비나눔과 지역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봉은사는 1925년 한강을 범람하는 대홍수가 발생하자 급히 배를 띄워 708명의 목숨을 구하고 사중의 재물을 모두 풀어 이재민을 구호해, 인근 지역민들의 주선으로 ‘수해구제공덕비’가 세워질 만큼 역사적으로도 자비행 실천에 모범을 보여 왔다. 2009년 사회복지법인 봉은을 설립한 봉은사는 양재종합사회복지관과 선우어린이집, 달마학교지역아동센터 등 5개 시설을 위탁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남구노인통합정보센터, 삼성1·2동 주민센터 등에 대한 ‘매월 정기 공양미 지원’, 관내 독거노인 35세대를 지원하는 ‘작은보시 큰자비 밑반찬 배달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자비의 김장나누기와 팥죽나누기, 선재마을의료회 의료봉사 지원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동체대비행도 펼쳐 나가고 있다. 봉은사 주지가 당연직 서울지방경찰청 경승실장인 만큼 서울지방경찰청과 인근 강남경찰서 법회를 지원하고 있으며 제3야전수송교육단 안행사 법회 운영 등을 통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군장병과 경찰관들을 격려하는 데도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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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외국인 템플스테이 모습. 사진제공=봉은사 | ||
봉은사는 사찰 장학금 중 최대 규모인 연간 2억5000만원 규모의 장학금을 희사하며 인재 양성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2003년 설립한 서산사명장학회를 통해 해마다 교육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계층 청소년 120명에게 총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며 꿈과 희망을 선사한다. 아울러 2007년부터는 중앙승가대 학인 스님 장학금까지 인재 불사 영역을 확대했다. 해마다 총 1억5000여 만원의 장학금을 통해 240여 명의 학인 스님들이 학비 걱정 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봉은사는 도시공원법 등으로 제한됐던 불사가 40년 만에 가능해진 만큼 오는 2025년까지 3단계 중창불사를 추진중이다. 봉은사 역사공원 조성을 위한 중창불사 1단계 사업으로 연간 1만명의 템플스테이, 템플라이프 참가자를 수용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관 2개동을 연내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로 2020년까지 국빈급 외빈을 맞을 영빈관과 새 범종각 건립, 미륵대불과 미륵 사이의 기도 회랑 설치 불사를, 3단계로 2025년까지 지상 주차장 부지를 공원화 한 뒤 지하6층 규모의 지하공간에는 주차장과 신행문화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대작불사다. 이같은 불사 추진과 동시에 전통사찰의 아름다운 경관을 저해하는 가건물과 천막 등을 연말까지 모두 없앤다는 방침이다.
날로 증가하는 외국인 참배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그동안 펼쳐왔던 템플스테이와 템플라이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신도의 재능기부를 통해 영어와 중국어, 일어 등으로 템플스테이와 템플라이프를 진행하고 영어와 중국어 버전의 템플스테이 전용 홈페이지도 구축했다. 아울러 매일 자정까지 산문을 열어 놓고 주요 전각마다 조명시설도 설치해 누구나 편하게 찾아 기도하거나 천년고찰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여름에는 경내를 연꽃으로 장엄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류 열풍을 통해 세계 각지의 방송·언론사 등의 촬영 협조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활용함으로써 세계인에게 한국불교문화를 알리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사찰 국악단인 ‘봉은국악합주단’이 봉은사 법회와 행사 때마다 국악합주 공연을 펼치며 전통문화의 올곧은 계승과 법회분위기의 장중함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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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가고 싶은 절로 가꾸겠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불자님들이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신행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량으로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봉은사가 ‘또 다시 가고 싶은 절’ ‘매일 가고 싶은 절’이 될 수 있게끔 대중과 함께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3일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가족과 함께하는 봉은사’라는 사중 운영 기조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동해 삼화사에 이어 서울 조계사 주지를 역임한 뒤 지난해 10월 봉은사 주지 소임을 맡게 된 원명스님은 봉은사의 역량이 뛰어남에도 이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많은 스님들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터전이 잡혀 있어요. 특히 포교 여건은 정말 좋은 도량이지요. 하지만 봉은사가 갖고 있는 역량의 10%밖에 발휘를 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 역량을 배가한다면 봉은사는 물론 한국불교의 모습 또한 바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원명스님은 봉은사 신도조직의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기존의 신도조직인 ‘봉은법회’와 더불어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법회’를 새롭게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신도조직을 쌍두마차로 이끌어 감으로써 보다 많은 신도들을 신도조직으로 가입시켜 역량을 배가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조선 후기 수륙재와 생전예수재를 올렸던 전통을 되살려 개산대재(음력 9월1일) 행사를 기존 3일에서 9일로 늘려 수륙재와 생전예수재를 봉행하고 시민들과 함께 하는 문화프로그램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특히 중창불사가 40년 만에 가시화된 만큼 종합적인 불사계획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가람으로 중창하겠다고 강조했다. “봉은사는 전통불교문화를 현대사회에 전해주는 가교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시대적 소명을 갖고 중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하나 둘 실현시켜 강남불교, 더 나아가 한국불교, 세계 속의 불교로 나아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 ||||||
[불교신문3203호/2016년5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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