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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신 곳: 경상북도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

칠백리 유장한 낙동강 한 모퉁이에 사연 많은 석불이다. 상주와 의성을 잇는 낙단보를 막기 위하여 912번 지방도의 보강작업 중 발견된 석불이라고는 하나 마을사람들 말로는 예전에 강에서 고기잡이를 할 때에도 한 번씩 뵈었던 부처님이라고 한다.

삼산관(三山冠, 세 개의 산 모양이 새겨진 보관 - 예: 국보83호 금동삼산관반가사유상)을 쓰고 계시는 드문 형상이다. 광배와 얼굴은 요철을 두어 드러냈고 머리와 보관사이는 세 줄을 그어 구분해 놓았다. 야트막한 눈두덩 아래 반쯤 뜬 눈과 도톰한 양 볼 사이에는 양끝을 조금 깊게 파 놓은 입이 있다. 구멍이 난 곳 주위로는 당초문에 가까운 무늬를 두었고, 오른쪽 어깨 위쪽 손에는 줄기가 제법 긴 연꽃 한 송이가 있는데 말코지 같은 손목의 빈약함이 애처롭다. 멧발 같은 왼손 역시 가늘게 선정인(禪定印)을 표현했다. 하반신은 거의 있는 듯 없는 듯이 거칠게 조식되었으나 반면에 좌대는 앙련 세 잎과 복련 네 잎을 두었으나 하체가 선명치 않아 몸체와는 떨어져 있는 듯 생소하다.

머리 왼쪽으로는 아직도 그 날의 아픈 상처가 역력하다. 석불이 조각된 석질이 썩 좋은 게 아니라서 한시라도 빨리 석불주위로 가구(架構)를 짜 맞춰 전각 안에 모셔야 할 것 같다. 그나마 착암기 날이 한쪽으로 비켜 간 덕분에 이렇게라도 보존 될 수 있는 게 어딘가 싶다. 일설에 의하면 가운데 쪽으로는 기계가 자꾸 탈이 나는 바람에 조금 비켜 뚫게 된 곳이 여기란다.

고혈(膏血) 수십조원을 들이부어 하나를 건진 게 여기 이 마애불이 아닌가 싶다. 이마받이로 한 분이 더 계셨다고 하는 동네 어르신들의 말씀을 참고할 일이다. 아마 길 속에 묻힌 건 아닐까도 생각해 보는데 갈 때마다 분명히 짚이는 바가 없어 무척 아쉽다.

 

[불교신문3162호/2015년12월16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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