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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남동쪽 대암산 무월봉 아래 상촌저수지가 있고 그 밑에 석등(보물 제381호)과 같이 계신 석불좌상이다. 대동사 또는 백암사라는 절이 있었다는데 흔적이라곤 수크령이 다옥한 풀밭에 달망진 석불과 석등뿐이다.
조성 기법은 통일신라시대로 상당히 올라간다. 머리에 육계는 분명하나 풍진의 세월 탓인지 이목구비가 전체적으로 뚜렷하지는 않다. 이럴 땐 모두 숨을 내 쉰 뒤 눈을 감고 한참을 기다리면 대충 감이 온다. 정말 대충이지만 말이다. 법의는 통견으로 양 어깨에서 무릎아래까지 내려오며 안에는 승각기(僧脚祈, 속옷)를 입은 모습이다. 다리는 길상좌를 하고 계시며 양손은 누가 일부러 잘라 낸 것처럼 떨어져 나갔다. 분명 항마촉지인을 하고 계실 듯하다. 한 바퀴 돌면서 천천히 보노라면 가까이 있는 탑과 더불어 그림 같은 풍경이다.
앙련을 새긴 상대는 상태가 좋지 않은데 반하여 중대석에는 뚜렷한 우주(隅柱, 모서리 기둥)와 각각의 면마다 보살상과 신장상을 새겨 미적 감각을 한껏 살려 놓았다. 볼수록 수작(秀作)이다. 하대는 모서리를 기준으로 복판(覆瓣)의 연잎 여덟 매를 조각하고 중대석에 닿는 부분에는 다시 삼단으로 팔각을 잡아 놓아 치밀한 작품성을 보인다.
옆에 있는 석등은 매력 그 자체다. 성치 않은 귀 꽃의 고졸한 옥개하며 화사석(火舍石) 화창(火窓) 사이사이에 섬세히 새긴 신장상, 그리고 단판(單瓣)앙련의 연잎마다엔 쥐면 금방이라도 으스러질 것 같은 보상화를 새겨 조화를 갖춘 석등을 석불과 같이 보는 행운이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고맙다. 지금도 거기서 누구든 기다리고 있으리라.
까치걸음 모양새의 조붓한 간주석(竿柱石) 아래로 각을 두지 않은 하대에는 요철이 분명한 연잎을 새겨놓아 다시 한번 보게 하는 앙실방실한 석등이다.
◀ 계신 곳: 경남 합천군 대양면 백암리.
[불교신문3135호/2015년9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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