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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4호 ◀ 계신 곳 :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

수십년 전 이곳 마애 부처님을 찾아뵙는 여정은 난감 그 자체였다. 5대 적멸보궁 중에 하나인 법흥사에 들어가는 버스가 주천에서 하루에 세대 밖에 없어 그 시간을 맞춰야 했으니 말이다. 그 당시에는 웬일인지 마애 부처님이 계신다는 팻말은 없고 요선정(邀僊亭,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41호)이라는 안내판이 있어 신선이 노닌다는 말에 끌려 찾아왔었다.

정작 정자는 초라한데 옆에 수십 길 낭떠러지 위에 간신히 놓인 바위 위에 아로새겨진 마애불상을 보고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지금 생각해도 가슴 한켠이 찡하다.

이렇게 큰 바위덩어리가 어떻게 여기 있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은 둘째로 치고….

전체 높이가 3.5m 내외인 이 마애불은 정성을 다한 연꽃무늬의 머리광배와 달리 폭넓은 신광배는 두 줄의 선으로 간략히 마무리 했다. 민머리 위로는 육계를 분명히 하여 두상과는 확연히 구분을 두었다. 또한 둥글넓적한 귀는 세상의 고통소리를 절대 외면하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이다. 하나 아쉬운 점은 아래로 내려올수록 대책 없이 커지는 비례는 한눈에 보아도 너무 거칠어 상반신과 하반신을 새긴 사람이 다른 사람이던가 아니면 아랫도리를 먼저 새기다 보니 균형이 깨진 건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좌대는 바위 둘레에 5분의 1정도까지 단판(單瓣) 연화문을 둘러 항마좌(降魔坐)를 한 아랫도리를 감싸고 있다. 자연석으로 옥개를 얹은 후대 어느 센스쟁이의 기지 덕분에 빗물을 피한 부처님의 위에서 아래로는 폭 넓은 흰 선이 그어져 있다. 때문에 하얀 속옷을 입으신 듯 보이게 되었으니 이것 또한 계산된 작법이었을 듯하다.

아스라이 높은 곳에 계셔 조금 위험해 보이지만 한 바퀴 돌면서 부처님의 자비를 실험해 보면 좋을 듯하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실제로 뒤꿈치에서 실례(?)를 하던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서 몸을 뒤트시는 바람에 혼쭐나기도 했다고 하니 말이다. 정겨움이 묻어나는 만만한 마애불상이다.

[불교신문3079호/2015년2월4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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