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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래, 세계 석학에게 듣는다 / 알프레드 블룸

알프레드 블룸(Alfred Bloom) 미 하와이주립대 명예교수

본지는 새해를 맞아 해외불교 석학에게 21세기 불교가 나아갈 길에 관한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와이주립대 명예교수이자 일본 정토진종 연구의 권위자인 알프레드 블룸(Alfred Bloom) 박사에게 고언을 청했다. 블룸 명예교수는 기고문에서 “가까운 미래에 한국불교의 우수성이 세계의 모든 불교도들에게 전달될 것”이라며 “한국의 불교도들이 세계의 모든 불교도들과 더불어 평화와 정의를 구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글의 번역은 하와이주립대 교수로 있는 성원스님이 맡았다.




자비 정의 공동체 평화가치 불교에 ‘오롯’



가까운 미래에는 한국불교의 우수성이

세계의 모든 불교도들에게 전달되어

모든 불교도들과 더불어

평화와 정의를 구현할 수 있기를…



저로서는 한국인들과 한국의 불교도들에게 새해의 인사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대단히 영광입니다. 우리 모두는 세계의 당면 과제인 현재의 경제와 정치적 위기를 지구촌의 모든 국가들이 합심하여 극복하고, 이 지구에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리의 외부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지구촌을 인식하지 않는다면, 우리들은 새해에 살 수 없고, 새해를 생각할 수조차 없습니다. 동방에서 서방으로, 남방에서 북방으로, 전세계적으로, 무지와 증오의 불길이 우리의 다생(多生)의 삶을 지금 현재 이 순간에도 태워 없애버리고 있습니다.

삶의 물질적인 조건들만 바꾼다고 세계에 변재하고 있는 그러한 불리한 조건들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인간 정신의 개조를 통해서, 우리는 이러한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비와 지혜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사진> 400만명의 미국인들이 불교를 믿고 명상은 이미 서구사회에서 보편화되어 있다. 사진은 국내에서 수행중인 외국인 스님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세계의 많은 종교들은 치열하게 서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종교가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는 것을 우리들은 자주 목도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의 개인적인 자세와 관점을 돌아보고, 우리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어우릴 수 있는 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불교를 검토해 볼 때, 우리는 불교가 평화의 종교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우리 불교는 불살생의 정신을 함양하였습니다. 불교는 주도적으로 범죄자들을 계도하고 병약자들을 도왔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증오는 증오로써 극복할 수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부처님은 또한 그의 가르침의 목적이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세계의 주요 종교들은, 특히 불교는 개인과 사회에 행복의 기초를 제공하는 네가지 핵심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네 가지는 자비(사랑), 정의, 공동체 그리고 평화입니다. 그것들은 무지, 탐욕, 증오 그리고 폭력을 증장시키지 않고, 삶의 질을 증진시킵니다. 그것들은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파멸시키지 않고, 사람들을 화합시킵니다.

불교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가치입니다. 불교의 근본적인 특징은 자비입니다. 자비는 인간의 복지와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은 자비의 화신입니다. 정의는 자비로부터 발생합니다. 정의가 없다면, 자비는 없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이러한 숭고한 가치들을 실현했을 때, 우리는 이상적인 공동체의 일원이 됩니다. 이 공동체에서, 사람들은 서로 도와가면서 자유롭게 어우릴 수 있습니다. 승속을 막론하고, 우리 불교도들은 이러한 가치들을 실현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평화를 우리 자신과 세계 속에서 구현해야 합니다. 유교의 유명한 고전인 <대학>은 사회의 평화는 개인의 평화에서 시작하고, 그리고 우리들은 그 개인의 평화로부터 가족의 평화, 공동체의 평화, 국가의 평화 그리고 세계의 평화로 진행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세계의 평화가 있을 때, 개인의 평화가 있습니다.

불교는 서구에서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있고, 사회의 발전에 매우 중요합니다. 불교의 원칙들이 우리의 현대의 문화 속에서 실현되었을 때, 우리는 개인, 지도자, 그리고 국가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한 변화를 통해서, 우리는 국내외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반영시킬 수 있습니다.

불교는 그 가르침과 실천을 통해서 세계의 다른 종교와의 관계성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불교의 가치와 정신을 계승시키고, 개인적 그리고 사회적 참여를 통해서, 우리는 현대인들이 불교의 참된 의미를 현대 사회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약 400만명의 미국인들이 불교를 신실하게 믿고 있고, 약 800만명의 미국인들이 불교로부터 일정 정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업, 열반, 선, 깨달음 등의 불교 용어들은 미국 사회에서 영어로 이미 상용되고 있습니다. 명상은 미국에서 매우 보편화되었고, 불교 문학은 미국인의 삶을 풍부하게 하였습니다.

종교 자유와 다원주의는 서구 사회에서 불교에 많은 긍정적인 점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중생은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진리에 기반하여 평등을 이 사회에 실현하고, 지구촌의 생태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중중무진(重重無盡)의 원리, 사회윤리 그리고 평화의 가르침을 자비심으로 이 사회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불교는 현대의 비약적인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조건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그 가르침을 전파할 수 있습니다. 2009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이렇게 비약적으로 발전한 현대 사회 속에서 불교를 위해서 그리고 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진정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불교철학은 우리들에게 우리 자아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불교는 우리의 의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우리 자신의 깊은 내면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이기주의가 우리의 모든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불교는 또한 맹목적인 욕정과 집착이 얼마나 강하게 우리 자신 속에 내재하고 있는 지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불교는 초기 발전의 단계에서 심리치료의 유형이었고 후기의 단계에서 우주 철학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불교는 이 사바세계의 망상을 제거하고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불교는 현대 사회에서 첨단 과학을 받아들여 학문과 정신적 함양을 촉진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불교는 다른 종교를 존중하고, 다른 종교와 대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화엄의 ‘일즉다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철학을 가지고, 우리 불교는 하나의 거대한 우주 전체, 즉 인드라망의 개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인간들을 구별시키는 인종, 국가 그리고 그 이외의 모든 종류의 장벽을 없애야 합니다.

제가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명상 수행은 서구에서 보편적입니다. 그들은 다양한 전통의 다양한 유형의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목적은 오직 하나입니다. 그 하나는 우리 모두가 명상을 통해서 세계의 무상(無常)을 인식하고, 우리의 삶을 과정과 흐름 속에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명상은 우리의 맹목적인 욕정과 자아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지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우리가 우리의 부정적인 마음과 우리의 욕정을 침잠시킬 때, 평화, 행복 그리고 기쁨은 세계에 충만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새해를 맞이하여, 저는 유구한 불교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모든 불교도들과 한국인들에게 인사말을 이렇게 올립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더 나아가 가까운 미래에는 한국불교의 우수성이 세계의 모든 불교도들에게 전달되어, 한국의 불교도들이 세계의 모든 불교도들과 더불어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구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필자 알프레드 교수는…

알프레드 블룸(Alfred Bloom) 박사는 현재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교 종교학과 명예교수다.

버클리 소재 일본 정토진종 서본원사파의 미국 현지 종립 대학 (Institute of Buddhist Studies)의 명예 학장이기도 하다. 1963년 하버드 대학에서 일본 정토진종의 창시자인 ‘신란(親鸞)연구’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오리건 주립대학교와 하와이 주립대학교의 교수로, 그리고 정토진종의 종립대학의 학장으로 봉직했다.

저서로는 ‘신란(親鸞)의 복음’ (1965), ‘쇼신게 (正信偈) : 정토진종의 핵심 (1986)’, ‘신란의 핵심 사상 (2007)’ 등이 있다.



번역자 성원스님은…

하와이주립대학교 조교수 성원스님은 통도사 주지 정우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중국불교 교판사상사의 연구’로 2002년도에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일본의 도쿄대학과 남부 인도의 데붕 승가대학에서 연구원으로 불교학을 연찬했다.

현재는 하와이 주립대학교 철학과에서 불교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평화만들기와 불교의 역할 (2008)’ 등이 있다.


[불교신문 2490호/ 1월1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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