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밤에 걸어가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 청량한 숲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별빛 밝힌 ‘하늘길’ 끝서
청량한 정토를 마주하다

<사진> 밤에 걸어가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 청량한 숲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별빛 밝힌 ‘하늘길’ 끝서
청량한 정토를 마주하다
[새연재] 산사가는 길/ ①월정사 전나무 숲 밤길
어두운 밤길을 걸어간다. 깊은 산속이라면 두려움이 생길수도 있겠지만 월정사로 들어가는 2km 남짓 되는 전나무 숲길을 그렇지 않다. 어린 시절 큰아버지의 손을 잡고 밤에 월정사로 들어가는 전나무 숲길을 걸은 적이 있다. 발아래를 보고 걸으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늘을 쳐다보렴.” 큰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나무들 사이로 짙은 파란색 길이 뚫려 있었다. 하늘 길을 따라 절로 걸어들어 갔다.

<사진> 상원사로 향하는 옛길을 이어주는 섶다리. 2007년 상원사로 향하는 옛길을 복원하면서 작은 나무들을 엮어 만든 다리이다.
그 느낌을 가지고 다시 밤에 월정사를 찾았다. 해가 저물고 난 후에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눈에 띈다. 매표소부터 월정사까지 이어지는 전나무 숲은 오대산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저절로 감탄을 나오게 하는 비경 중 비경이다. 하늘길을 따라 걸어본다. 초승달과 북극성이 숲길을 같이 걸어간다. 어릴 적 거대해 공포스럽던 전나무들이 이제 잘 솟아 있는 아름다운 나무로 눈에 들어온다.

<사진> 금강연 남한강의 발원지인 서대 염불암에 있는 우통수를 포함, 오대산 각대에서 흘러나온 물이 모이는 곳이다.

<사진> 오대산 사고. 임진왜란 이후 나라에서는 풍수설을 근거로 삼재가 없는 오대산 태백산 마니산 묘향산 4곳에 외사고를 설치했다.

<사진> 월정사 부도군. 월정사에 머물렀던 22기의 고승들의 부도가 있다.
옛 생각에 잠겨 숲길을 걸어간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몸을 움츠려들게 할 무렵 바람사이로 청량한 향기가 온몸을 깨운다. 숲의 향기다. 몇 차례 찾아올 때 느끼지 못했던 진한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각이 역할이 적은 밤이라서 그런지 숲의 향기가 후각을 크게 자극한다. 발걸음을 늦추고, 두 팔을 벌리고, 깊은 숨을 들이쉬면서, 뒷걸음으로 걷기도 하며, 하늘을 쳐다보며 작은 감탄사를 토하고 하늘 길을 따라 걸어간다. 어둠이 보다 더 찾는 이를 자유롭게 한다.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오대산, 부처님을 뵙기에 앞서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며 불국토에 들어선다.
월정사에서 진행하는 단기출가나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이 길에서 삼보일배와 걷기명상을 한다. 숨가쁜 도시를 벗어난 사람들은 이 숲길에서 자연을 배운다. 느림을 배운다.
월정사=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 2491호/ 1월10일자]
[새연재] 산사가는 길/ ①월정사 전나무 숲 밤길
어두운 밤길을 걸어간다. 깊은 산속이라면 두려움이 생길수도 있겠지만 월정사로 들어가는 2km 남짓 되는 전나무 숲길을 그렇지 않다. 어린 시절 큰아버지의 손을 잡고 밤에 월정사로 들어가는 전나무 숲길을 걸은 적이 있다. 발아래를 보고 걸으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늘을 쳐다보렴.” 큰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나무들 사이로 짙은 파란색 길이 뚫려 있었다. 하늘 길을 따라 절로 걸어들어 갔다.

<사진> 상원사로 향하는 옛길을 이어주는 섶다리. 2007년 상원사로 향하는 옛길을 복원하면서 작은 나무들을 엮어 만든 다리이다.
그 느낌을 가지고 다시 밤에 월정사를 찾았다. 해가 저물고 난 후에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눈에 띈다. 매표소부터 월정사까지 이어지는 전나무 숲은 오대산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저절로 감탄을 나오게 하는 비경 중 비경이다. 하늘길을 따라 걸어본다. 초승달과 북극성이 숲길을 같이 걸어간다. 어릴 적 거대해 공포스럽던 전나무들이 이제 잘 솟아 있는 아름다운 나무로 눈에 들어온다.

<사진> 금강연 남한강의 발원지인 서대 염불암에 있는 우통수를 포함, 오대산 각대에서 흘러나온 물이 모이는 곳이다.

<사진> 오대산 사고. 임진왜란 이후 나라에서는 풍수설을 근거로 삼재가 없는 오대산 태백산 마니산 묘향산 4곳에 외사고를 설치했다.

<사진> 월정사 부도군. 월정사에 머물렀던 22기의 고승들의 부도가 있다.
옛 생각에 잠겨 숲길을 걸어간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몸을 움츠려들게 할 무렵 바람사이로 청량한 향기가 온몸을 깨운다. 숲의 향기다. 몇 차례 찾아올 때 느끼지 못했던 진한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각이 역할이 적은 밤이라서 그런지 숲의 향기가 후각을 크게 자극한다. 발걸음을 늦추고, 두 팔을 벌리고, 깊은 숨을 들이쉬면서, 뒷걸음으로 걷기도 하며, 하늘을 쳐다보며 작은 감탄사를 토하고 하늘 길을 따라 걸어간다. 어둠이 보다 더 찾는 이를 자유롭게 한다.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오대산, 부처님을 뵙기에 앞서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며 불국토에 들어선다.
월정사에서 진행하는 단기출가나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이 길에서 삼보일배와 걷기명상을 한다. 숨가쁜 도시를 벗어난 사람들은 이 숲길에서 자연을 배운다. 느림을 배운다.
월정사=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 2491호/ 1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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