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재개발로 인해 철거 위기에 처한 전등사 옥상에서 스님이 개발예정지를 가리키고 있다. 아래 사진은 전등사 대웅보전.
도심 포교와 수행도량으로 자리매김한 사찰이 개인 등이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 서울 성북구 전등사(주지 동명스님)은 지난 24일 “전 모씨 등이 이 일대에 고층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면서 사찰을 수용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며 “청정한 수행도량을 유지하면서 32년간 이룬 불사가 한순간에 허물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성북구 성북동 지역은 고급 주택가와 일반 빌라, 다세대 주택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곳. 인근에 길상사 등 다수의 사찰이 위치해 있다. 전모 씨는 최근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성북3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을 수립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전등사를 포함해 인근지역 주택 등을 수용해 11층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성북 제3구역 재산지킴이’를 결성하고 강한 반대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 주민 345명은 이달 초 서울시에 ‘성북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감사청구를 제기하고, 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주민들은 “전체 면적의 85%는 최근 10년 이내에 신축한 건물인데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당혹스럽다”며 “아파트가 들어서면 북한산 경관이 크게 훼손될 뿐 아니라, 수십년간 살아온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게 된다.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전등사의 경우 ‘선운사의 큰스님’이었던 해안스님이 시민선원으로 창건한 사찰로 지난 2000년에 300여 평 규모의 시민선방을 건립해 운영중에 있다. 사찰 지붕은 월정사 8각9층석탑의 상륜부를 디자인한 상징물로 아름다운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다. 동명스님은 “이 일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 지역 사찰들의 수행환경도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구청에서 비합리적인 개발사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안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