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1.구미 임권희-오아연 부부 |
사진설명 : 오아연 씨가 지난 6일 구미 금오종합사회복지관 내 다문화 공동체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내는 지금 방송봉사 중”
독학 한국어 실력으로 중국이주여성 정착 도와 “남편 도와 가이드 활동하고 신행생활도 하고파”
‘다문화 가정 탐방’은 결혼이주여성의 가정을 직접 탐방해 그들이 사는 모습을 전하는 코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극복하고 어엿한 한국 아줌마로 태어나기 위해 꿋꿋하게 이겨내고 있는 감동의 스토리를 풀어낼 계획이다. 여성들의 버팀목인 가족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한다.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구미 다문화공동체방송국에서 인터넷 라디오 방송 진행을 맡고 있는 결혼 5년차 주부 오아연 씨의 이야기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 하세요. ‘고향에서 온 편지’의 진행자 오아연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소개할 사연의 주인공은 모진연 씨입니다. 지난 2004년에 한국으로 시집온 모 씨는 …… (중략) 그럼 장윤정의 ‘첫사랑’을 듣고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구미 금오종합사회복지관 내 다문화공동체방송국에서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오아연 씨(31). 지난 해 1월 방송국이 문을 연 이래로 중국에서 시집 온 결혼이주여성들의 사연을 직접 편집해 중국어로 진행하고 있다. 방송을 마치고 나오는 오 씨를 지난 6일 만나 구미시 도량동에 위치한 집으로 향했다.
<사진> 남편 임권희, 부인 오아연, 아들 임성준 군의 가족사진. 결국 결정은 아연 씨의 몫이었다. “결혼 할 생각을 하니 무서웠어요. 겉만 봐서는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판단할 수 가 없었어요.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지금 생각해 보면 남편의 눈빛에서 진실한 마음을 읽었던 것 같아요. 결혼할 인연은 따로 있다더니 남편이 바로 그 사람이었나 봅니다.” 한국으로 온 오 씨는 오자마자 한국어 배우기에 열중했다. 집에서 테이프와 비디오를 사서 하루 대여섯 시간 한국어를 독학했다. 하지만 넘을 수 없는 언어의 장벽은 높고도 험했다. “반년 동안 매일 울었다”는 오 씨는 “친구도 없고 말도 못하고 쓸쓸했다”는 기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답답한 건 남편 임권희 씨도 매한가지. 임 씨는 “처음에는 중한사전을 끼고 살았다”면서 “나라마다 다른 문화와 풍습을 극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그녀에게 ‘관세음보살님’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오 씨는 5년간의 한국생활에서 마음속에 자리한 불교와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어릴 적 독실한 불자였던 외할머니의 영향으로 오 씨도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하게 됐다. 힘들 때마다 외할머니의 가르침과 할머니 집에 모셔뒀던 관세음보살 상을 떠올리곤 한다. “외할머니는 저에게 ‘부처님을 믿어야 바른 사람이 된다’고 항상 강조하셨어요. 그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못된 짓을 하면 ‘지옥에 떨어진다’며 혼내시기도 했어요.” 이어 오 씨는 관세음보살상과 작은 에피소드를 풀어내기도 했다. “할머니 집을 방문했을 때 관세음보살님 미소를 지어줬습니다. 그때 기억이 생생해요” 안타깝게도 집에는 관세음보살 상이 아직 없다. 대신 남편과 가끔 절에 가서 기도를 하며 마음을 달랜다. 산에 오르면 절에 꼭 들른다는 오 씨는 “법당에서 남편과 함께 절을 한다”면서 “절에 가면 마음이 놓여서 자주 찾고 싶다”고 밝혔다. 오 씨가 활동하는 방송국은 지난 2007년 금오복지관 한글교실과 인연을 맺고부터다. 독학으로 다진 한국어 실력과 한국어 상급 코스 마스터에 천성적인 침착함이 플러스가 돼 방송진행을 맡게 됐다. 방송은 매주 1번 30분 씩 방송국에서 녹음한다. 오 씨는 매주 화요일 오전10시,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중국 소식과 최근 음악을 들려주고 중국이주여성들의 사연을 소개하며 그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 임 씨도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아내의 활동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임 씨는 “무엇이든 배우려고 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면서 “나 하나 만 바라보고 한국에 온 부인이 행복하다면 앞으로도 적극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인 성준 군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이제는 한국 아줌마가 다 된 오 씨 이지만 걱정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여행사에 근무하는 남편사업에도 영향을 끼친 것. 과묵하긴 하지만 자상한 남편이 ‘돈 벌기가 힘들다’고 토로할 때면 마음이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오 씨는 씩씩하게 한국생활을 이겨내고 있다. 앞으로 오 씨의 소원은 세 가지. 한국어를 더욱 더 열심히 하는 것,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남편일 순조롭게 풀리는 것, 남편 일을 도와 가이드 활동도 하고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는 것이다. “아이 키우고 나면 스님 법문도 듣고 싶고 신행활동도 정기적으로 하고 싶어요.” 남편 임 씨도 “행복이 별거 있겠냐”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부인과 아들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행복하면 그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부처님의 가피로 그녀의 세 가지 소원이 이뤄지길 기원하며 집을 나왔다. 구미=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 2492호/ 1월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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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씨는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선양(瀋陽)이 고향이다. 남편 임권희(42) 씨와는 지난 2003년 7월에 결혼해 아빠와 엄마를 반반 씩 닮은 성준(5) 군을 낳았다. 결혼 전에는 친정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한국인과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할 것임을 아버지는 예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