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 삼신불괘불탱 |
계룡산 서쪽 기슭에 자리 잡은 갑사는 동학사와 함께 공주를 대표하는 사찰이다. 이곳은 백제 구이신왕 원년(420) 아도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위덕왕 3년(556) 혜명대사가 중건함으로써 사찰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전해진다. 갑사는 또 화엄 10대 사찰 중 한 곳인데, 679년 신라의 의상대사는 이곳에 1000여칸의 당우를 중수하고 화엄대학지소를 창건해 화엄도량의 법맥을 잇도록 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사찰인 갑사에는 국가지정문화재를 비롯해 많은 성보들이 남아있다. 조선 불화 특성 ‘고스란히’ 효종 때 제작…삼신불 설법 부각 조성 참여한 시주자 명단도 남아 생활상-사찰재정 파악 ‘중요 자료’ 갑사 삼신불괘불탱. 그 중 국보 298호로 지정된 갑사 삼신불괘불탱은 갑사를 대표하는 성보라 할 수 있다. 본래 괘불이란 법당 밖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거행할 때 걸어 놓는 탱화로 영산회상도.지장회상도.명부시왕도.관음보살도.용왕대신도.산왕대신도 등 다양하다. 갑사의 괘불 같은 삼신불회도의 경우 조선시대 후기에 본격적으로 조성됐으며, 현재 남아있는 것은 17세기 이후의 예뿐이다. 조선 효종 원년(1650)에 제작된 이 괘불은 중단의 삼신불을 크게 강조한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다. 중앙에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석가모니불과 노사나불 등 삼신불이 설법하고 있는 장면을 부각시켜 그린 것이 특징이다. 크기는 길이 12.47m, 폭 9.48m이며, 전체적으로 상.중.하 3단으로 구성돼 있다. 화폭 중앙에 비로사나삼신불을 크게 그린 다음 상단에는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부처님 십대제자와 금강역사상 등을 표현했다. 또 하단에는 문수.보현보살상과 사천왕상, 사리불 등을 묘사하고 있다. 도상을 살펴보면, 세 분의 부처님 등 뒤의 광배는 3겹의 선으로 표현돼 있으며 광배 안은 연꽃 등으로 장엄해놓았다. 모두 붉은색과 청록색, 흰색이 어우러진 천의를 입고 있으며, 비로자나불과 석가불은 기둥처럼 솟은 머리모양을 하고 있다. 가운데 비로자나불은 왼속 집게손가락을 오른손으로 감싼 지권인을 취하고 있다. 비로자나불의 왼쪽에 있는 노사나불은 머리에 화려한 보관과 영락장식이 두드러지며, 두 손을 어깨까지 들어 올린 상태에서 초전법륜의 수인을 하고 있다. 또 오른쪽에 위치한 석가모니부처님은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다. 괘불은 전체적으로 녹.홍.청.연녹색과 흰색 등의 색조와 금니(金泥)를 사용해 밝고 화려하게 표현돼 있다. 상단의 경우 관음.세지보살, 금니 꽃무늬 가사가 바람에 흩날리는 나한 등이 구름 등과 어우러져 역동적으로 보이며, 하단의 경우 상단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모습으로 사천왕과 문수.보현보살, 사리불을 그려놓았다. 17세기 중반에 조성돼 당시 불화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갑사 삼신불괘불탱화에는 또 괘불 조성 과정에 참여한 많은 시주자의 명단이 남아있어 당시의 생활상과 사찰의 재정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밖에도 갑사를 찾아가면 놓치지 말아야 할 성보들이 더 있다. 대적전 주변에 위치한 보물 256호인 철당간지주와 보물 257호인 갑사부도 등이다. 보물 478호인 동종과 더불어 보물 582호인 선조2년간 월인석보판본 또한 눈여겨 봐야할 유물들이다. 어현경 기자 [불교신문 2326호/ 5월1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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