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사 노사나불괘불탱 |
영산회상 형상화한 국보 299호 공주 계룡산 동서남북 4대 사찰 중 남사(南寺)에 속하는 신원사는 갑사, 동학사와 함께 계룡산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백제 의자왕 11년(651)에 보덕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이곳은 고려 충렬왕 때(1298) 무기스님에 의해 중건이 되고 조선 태조 때 무학스님이 명부전과 같은 영원전(靈源殿)을 지었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당우 대부분이 소실됐다. 1876년과 1946년 두 차례에 걸쳐 보수되는 과정에서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사찰의 위치도 달라졌는데 원래 사찰터는 지금의 신원사와 중악단 남쪽의 밭으로 추정된다. 앞서 소개한(본지 2326호) 갑사 삼신불괘불탱과 달리 신원사 노사나불괘불탱은 노사나불을 주존으로 하는 탱화다. 보신(報身) 노사나불은 화엄종의 본존인 법신(法身) 비로자나불, 응신(應身) 석가모니불과 함께 보신 삼존불을 구성하는 부처님 중에 한분이다. 17세기 조선 불화 대표적 양식 보관-광배 주변 작은 불상 특징 원화 너무 커 대웅전 축소 봉안 신원사 노사나불괘불탱. 사진제공=문화재청 신원사 노사나불괘불탱은 인조 22년(1644)에 제작된 것으로 17세기 조선불화의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보다. 대영산회탱(大靈山會幀)이란 화기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화엄종의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대신하여 노사나불이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인 영산회상을 형상화했음을 알 수 있다. 세로 11.18m, 가로 6.88m의 화폭 중앙에는 노사나불이 서 있는데, 광배 주변에 ‘원만보신노사나불(圓滿報身盧舍那佛)’이라는 존명을 확인할 수 있다. 손바닥을 들어 올려 초전법륜을 상징하는 수인을 하고 있으며, 손은 신체 비례에 비해 비교적 크게 묘사돼 있다. 노사나불은 오색구름과 오색선으로 그려진 연꽃을 밟고 서 있다. 본존불을 장엄하는 영락과 천의는 도상에 화려함을 더해준다. 목걸이를 비롯해 흰색 하의를 감싸고 있는 장신구들과 매듭은 자세히 묘사됐고, 천의를 수놓은 당초문양도 섬세하다. 녹색과 붉은색, 흰색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보관과 광배 주변에는 작은 불상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사나불은 또 오색의 빛을 뿜어내고 있는데 주변에는 십대보살과 십대제자, 제석과 범천, 사천왕 등이 외호하고 있다. 이들 도상은 본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조성돼 있다. 어깨부터 머리 위 상단에는 화불과 하늘을 나는 비천상이 그려져 있고, 주변에 부처님의 십대제자들이 서있다. 10명의 제자들은 서로 다른 얼굴표정을 하고 있는데, 동작이 자연스럽고 옷들도 정확하고 세세하게 표현돼있다. 하단과 중단에는 십대보살과 사천왕, 제석·범천을 볼 수 있다. 각 상들 역시 화려하게 장엄됐는데 영락장식이나 천의, 문양 등이 세심하게 그려졌다. 하지만 불자들이 국보 299호인 노사나불탱화를 직접 친견하기는 쉽지 않다. 사찰에서 날짜를 정해놓고 공개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크기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신 신원사에서는 불자들을 위해 탱화를 축소해서 대웅전에 봉안해 놓았다. 대웅전 내부에서 부처님을 바라보고 서있으면, 상단과 신중단 사이에 모셔진 노사나불탱화를 볼 수 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328호/ 5월1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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