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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선 왜 무심한 사람이 되라 하나


문: 불교에서는 무심(無心)의 경지를 강조하는데, 가까운 인연들에게 무심하게 하면 섭섭해 합니다. 어떤 때는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래도 무심이 좋은지요?


무심은 망상이 없는 깨어있는 마음

책임을 회피하는 무관심과는 달라



답: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무심하다’는 표현은 아마도 ‘무관심하다’는 뜻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 형제나 이웃들에게 인간적인 배려가 없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무심하면 번잡함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편해질 수 있으니까 불교에서 이렇게 가르쳤을 수도 있겠구나”하고 생각하겠지만, 또 다른 갈등이 생기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다른 문제를 만드는 방법을 불교에서 가르칠리가 없지요. 이것은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본뜻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불교에서의 무심은 매우 바람직한 경지입니다. 불교의 무심은 지혜의 상태인 ‘무분별심(無分別心)’을 뜻합니다. 즉 분별이 없는 마음입니다.

분별심이란 모든 것을 따지고 계산하는 마음입니다. 예를 들어, “도덕적으로는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옳은데, 모시고 살려니 돈도 들고 잔소리도 듣기 싫다. 그러니 남들이 뭐라거나 말거나 따로 살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별심입니다. 이 분별심은 언제나 이해득실(利害得失)을 따지고 있으므로 손해가 되는 일은 피하려 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할 수 밖에 없을 때는 불만이 가득한 것입니다. 그러니 분별하는 마음을 ‘번뇌심’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분별이 없는 마음인 무분별심은 어떤 마음일까요? 흔히 무분별이란 옳은지 그른지도 모르고, 할 일인지 해선 안 될 일인지도 모르는 어리석은 경우로 생각합니다. 무지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두고 “사람이 어째 분별이 없어”라고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분별’과 ‘무분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불교에서의‘분별’은 ‘어리석은 사람의 치우친 판단’을 가리키고, ‘무분별’은 ‘깨달은 사람의 맑고 밝은 마음’을 가리킵니다.

이해득실의 분별을 일으키는 것은 자기중심적 사고방식 때문에 일어납니다. 이것은 넓고 큰 세계를 보지 못하고 바로 눈앞의 것에만 집착하기에 생기는 어리석음입니다. 이 어리석음의 상태에서는 남을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것 등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까닭에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지혜로운 이가 남을 위해 베푸는 이타적인 삶의 모양을 어리석게 생각하고, 무지한 사람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교의 가르침과는 반대로 분별은 똑똑하고 무분별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무분별의 마음인 무심은 억지로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할 바를 다하는 것이며, 손익 계산 없이 당연히 할 바를 하는 경지입니다. 그래서 원망도 짜증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지요. 이 무심의 경지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적인 고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일체의 존재는 끊임없이 변하면서 서로 연관을 갖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나’라는 것도 사실은 생각으로 만든 것에 불과한 것이며, ‘남’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무심은 그런 분별을 넘어선 자타일여(自他一如)의 마음이며 청정본연(淸淨本然)의 마음입니다.

무심은 번뇌인 분별이 사라진 늘 깨어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경지의 마음에서 하는 일은 늘 조화롭고 또한 결과가 좋습니다. 불교의 무심은 깨달음의 마음이며 대자비심인 보살의 마음입니다.

송강스님/ 개화사 주지


[불교신문 2431호/ 6월4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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