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바꾸면 벌을 받게 됩니까? |
문 : 다른 종교를 믿다가 불교로 바꾼 지 오래되지 않습니다. 요즘 하는 일들이 개선되지도 않을뿐더러 전에 믿던 종교의 신자들이 전화를 해서 벌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꿈자리마저 뒤숭숭하고 정말로 제가 잘못해서 가족들에게 해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개종하면 정말 벌을 받게 되는 것인지요?
종교는 행복한 삶을 위한 수단 선택과 수용은 자신의 몫일 뿐 답 : 종교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 에게 알맞은 종교를 선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종교란 우리 인생에 있어 목적이 아닌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개종으로 인해 벌을 받지도 않을뿐더러, 벌을 줄 ‘누군가’가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만약 누군가가 개종한 사람을 벌하겠다고 나섰다면, 그는 신이 아니라 편집증에 빠진 어리석은 인간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무언가 현재의 상황이 좋지 못하면 종교까지라도 바꾸어 상황을 개선하려고 하지요. 만약 자신의 걱정거리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었다면 환경적인 변화를 통해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변화일 것입니다. 즉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서 그 자리에서도 상황이 개선될 수도 있는 것이며, 환경을 아무리 바꿨다고 해도 심리상태가 동일한 경우라면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서울에 사는 사람이 지리산 천왕봉을 목적지로 삼고 길을 떠날 때, 그 사람 앞에는 수많은 길이 열려 있습니다. 교통수단만 하더러도 여러 가지를 이용할 수 있겠지요. 그가 처음 승용차를 이용해 길을 떠났어도, 중간에서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걸어가야겠다고 마음을 바꾼다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요. 그가 여행의 방법을 바꾼다고 누군가가 나서서 그를 벌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여행자 본인은 방법을 바꿈으로 해서 달라지는 여러 가지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합니다. 우선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이고, 훨씬 더 많이 걸어야 할 것이며, 거친 바람과 쏟아지는 비와 뜨거운 햇볕 등에 노출될 것입니다. 반면에 그는 싱그러운 흙내음도 맡을 수 있을 것이며, 길가의 아름다운 꽃과 생기 넘치는 자연을 여유롭게 즐길 수도 있습니다. 땀을 흘린 만큼 더 맛있는 식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며, 힘들게 걸은 만큼 건강이 회복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길 위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크고 작은 정담을 나눌 수 있는 것도 멋진 덤이 되겠지요. 헬리콥터로 재빨리 천왕봉에 이르러 지리산을 둘러보고 좋아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시간상으로 대단히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체험을 하며 천왕봉에 오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벅찬 감동과 환희는 헬리콥터로는 불가능한 것이지요. 이처럼 방법에 따라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가 선택을 할 때에는 스스로가 버려야 할 것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개종을 한 이들의 심리상태는 비슷한 상황에 놓이나 봅니다. 상담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문제로 고민합니다. 벌을 받을 수 있거나 장애에 부딪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개종만으로는 결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종교와 상관없이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본인이 심리적으로 ‘벌’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노력하며 사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송강스님 / 개화사 주지 [불교신문 2467호/ 10월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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