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님의 지도로 발우공양 체험을 하고 있는 범어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대학캠퍼스 자타공인 아웃사이더…
예불 삼보일배하며 “더불어 삶”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3학기나 연속적으로 쉬고, 학교를 1년 반 만에 복학하게 된 저는 참 막막하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흔히 말해 저는 학교 내에서 자처한 ‘아웃사이더’였습니다. 새벽부터 시작된 아르바이트와 밀려드는 과제, 하나의 시험이 끝나면 그 다음 시험이 닥쳐왔고 항상 잠이 부족했기에 무엇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다고 느끼는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제나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 하고,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돌아볼 줄 몰랐습니다. 항상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내게 손 내밀면 그 손을 잡아야 될 이유도 몰랐고, 내가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필요성도 느끼질 못했습니다. 그렇게 대학교 2학년을 마쳤을 때, 저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도 지쳐있던 상태였습니다. 제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없을 무렵, 마침 좋은 기회를 얻어 1년 넘는 시간을 외국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신기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서야 그동안 얼마나 잘못 살아왔는지, 또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 특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끊임없는 제 자신과의 대화로 조금은 성숙해 진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제 자신을 계속 돌아보면서 문득 생각난 것이 고등학교 때 텔레비전에서 본 템플스테이였습니다. 불교를 접해본 적은 없지만 윤리시간에 배운 불교는 제게 무척 좋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내 마음을 따라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게 되고, 너무나 많은 것을 얻게 되었습니다. 새벽 3시부터 시작되는 스님들의 좋은 말씀, 참선으로 인해 평온해지는 마음, 처음으로 접해보는 예불, 평소 우리의 낭비가 얼마나 심한지 일깨워주는 발우공양, 언론에서 숱하게 이슈가 되었던 삼보일배.
돈을 주고 사는 염주와는 가치가 다른 내가 직접 만드는 염주, 하나하나 꿸 때마다 지난날 내가 상처 줬던 모든 사람들에 얼굴을 떠올리고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 빌고 또 빌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곁에 남아준 것이 너무나 감사했기 때문입니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었던 시간 또한 행복했습니다.
너무도 소중한 3박4일이였습니다. 마치 꿈을 꾸고 온 것처럼.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벅찬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울어버렸습니다. 템플스테이를 통해 정말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서 감사하고, 앞으로 나 자신보다 남을 위하는 것,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소중함, 또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것 등 너무 값진 것을 얻어갑니다.
다시 학교에 가야 된다는 막막함밖에 없었지만 이제 두렵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열정도 찾아서 전보다 더 강항 에너자이저로 살겠습니다.
/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
◆ 범어사 템플스테이는…
범어사는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더불어 영남 3대 사찰로서, 의상대사와 원효대사, 경허선사, 만해한용운 선사 등이 수행정진한 명찰이다. 연간 < 보름달맞이 템플스테이>< 영어 템플스테이> < 해맞이 템플스테이> <수행정진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푸른 산세와 부산 도심,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전경을 모두 누릴 수 있다.
[불교신문 2649호/ 8월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