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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기도가 부처님 가르침에 맞나?

문 : 입시철이 되면 각종 언론에는 사찰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것을 볼 때마다 자기 자식을 합격되게 해 달라고 부처님께 기도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하는 의심이 듭니다. 누군가는 떨어져야 하는데, 자기 자식의 합격만을 비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지요.

‘내 자식만 합격’은 가르침에 어긋나

긴장완화해 실력발휘 ‘묘방’ 삼아야

답 : 입시기도를 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제 자식만은 반드시 합격되게 해 주십시오!”하고 떼쓰듯이 기도를 한다면 그것은 분명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납니다. 그러나 입시기도를 그렇게 단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닌 듯합니다.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흔히 지옥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힘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어느 누구도 경쟁을 피해 살 수는 없겠지만, 청소년들이 겪는 이 무한경쟁은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표현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입시를 앞둔 수험생은 극도의 긴장감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긴장이 높아지면 누구나 신경이 예민해지고 날카롭게 되기 때문에, 대체로 마찰을 일으키기가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 가족이 덩달아 숨을 죽이고 사는 것이 요즘 입시생이 있는 집 분위기인 듯합니다. 결국 모든 가족이 극도로 날카로운 상태로 산다는 뜻이 되겠지요. 만약 이 상태를 완화시킬 수만 있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부모는 입시생의 낱낱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공부에 대한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고, 입시생은 학교나 집에서나 편안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늘 불편한 상태의 입시생은 시험을 치기도 전에 병이 날 수도 있고, 만약 생각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인생의 한 단계를 견디지 못해 결국 인생 전체를 잘못되게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입시기도를 단순히 합격만을 기원하는 이기적인 기도라고 보는 것은 많은 기능을 살피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입시생의 부모(특히 어머니)가 자식의 입시를 위해 대신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하루 종일 집안에서 자식의 성적에만 온통 신경을 쓰고 있다면, 아마도 입시생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입니다. 이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다른 가족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고, 물론 입시생에게도 심한 잔소리 등으로 표현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일 입시만을 생각하며 초긴장 상태로 매일을 보낸다면 본인에게도 가족에게도 심각한 병적인 현상이 나타날 것이 분명합니다.

만일 백일 정도 입시기도를 한다면 그 기간 안에 많은 법회가 마련되어 있을 것이고, 또 스님과의 상담도 많은 시간 가능할 것입니다. 이 때 스님은 인생 전체를 보는 지견을 열어줄 것이고, 신도는 입시가 인생 전체가 아니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한 번의 입시로 인해 자식의 미래가 완전히 성공과 실패의 양극단으로 갈라지는 것도 아님을 이해할 여유를 되찾게 되겠지요. 이러한 생각의 변화는 단번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스님들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입시기도를 통해 어느 정도 편안해진 부모는 냉정을 되찾아, 현명한 조언과 보살핌으로 입시생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입시생은 있는 그대로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비록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 해도 부모와 입시생으로 하여금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게 하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할 것입니다.

송강스님/ 개화사 주지

[불교신문 2475호/ 11월12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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