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기도로 극복할 수 있습니까? |
문 : 모든 종교에서는 기도를 강조합니다. 가장 합리적이라는 불교에서도 힘들 때는 역시 기도를 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스님들은 과연 기도가 이루어진다고 믿는 것인지요. 만약 모든 기도가 이루어진다면 세상에는 불행한 사람이 없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주변에는 너무나 불행한 사람이 많은데, 그럼에도 기도를 하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까?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드는 출발점 틀 깨면 세상을 수용할 수 있어 답 : 불교적인 기도를 제대로 한다면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즉 바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쉼 없는 노력과 오랜 기다림과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춘다면, 그때쯤에는 자기의 기도가 완전히 성취되었음을 알 것입니다. 사람들은 끝없는 몽상을 합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문득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몽상은 옷을 갈아입으면서 언제나 목적지와는 먼 곳에 정지한 상태로 있는 것입니다. 만약 절실하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분명한 목표로 설정해야 합니다. 목표를 설정하는 순간부터 성취를 위한 진정한 발걸음이 시작되는 것인데, 이것을 원력이라고 하며, 비로소 불교적인 기도가 시작된 것입니다. 늘 그리던 곳을 향해 어두운 밤에 차를 몰아가고 있다면, 목적지를 보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전조등이 비치는 부분만 보면서 가게 됩니다. 불빛 속에 나타나는 모습은 계속 바뀌고 있지만, 원래의 목적지는 아니기 때문에 만약 힘들다고 중간에 멈추면 목적지는 결코 나타나 주질 않습니다. 그러므로 본래의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가야 하는 것인데, 이것을 정진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어린 시절부터 장래희망을 머리맡에 붙여놓고 어떤 일이 있어도 그 꿈을 이루겠다고 노력하며 때를 기다리는 사람은, 비록 빠르고 느림의 차이는 있어도 그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력하지 않고 계속 희망을 바꾸며 기다리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지 모릅니다. 오랜 시간 변함없이 기다리는 노력을 불교의 기도에서는 ‘정근(精勤)’이라고 합니다. 이 정근이야말로 기도를 성취할 수 있는 저력이 됩니다. 목표를 크게 세운 사람은 그 목표에 맞춰 자신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오랜 가뭄 끝에 큰비가 오면, 뿌리 깊은 큰 나무는 비를 수용하여 생기를 되찾고 결실을 맺을 수 있지만, 얕게 들떠있는 작은 나무는 비에 떠내려가 버릴 수가 있습니다. 목표는 크게 세웠는데 자신은 아직도 작은 그릇으로 남아 있다면, 정작 그 목표를 성취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수용할 수 없어서 무너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릇을 키우는 것을 불교에서는‘틀을 깸’이라고 하는데, 기도의 마지막 단계가 되는 것이지요. 세상은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에 반응합니다. 그 마음을 오롯하게 정리하여 현실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기도하는 사람이며, 들떠있는 허깨비 같은 마음의 그림자에 끌려가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기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마음의 조작일 뿐이다’고 하는 것이지요.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의 차이는 그 이유가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한 사람은 기도하고 노력하여 자기의 꿈을 이룬 것이고, 불행한 사람은 세상을 탓할 핑계를 찾았을 뿐이지요. 송강스님 / 개화사 주지 [불교신문 2487호/ 12월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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