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수련회 참가자들이 광명진언을 사경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고 있다.
해인사, 8일 ‘조고각하’ 모토 여름수련회
108배 정진ㆍ사경 등 불교 프로그램 호응
전국은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산사에서는 자기 내면을 향한 참구의 열기로 오히려 더 치열(熾熱)하기만 하다. 합천 해인사(주지 현응스님)에서 초심 불자들을 위한 여름수련회가 지난 8일부터 시작됐다. 올해 수련회의 특징은 참선과 묵언 등 단기출가 수행 프로그램 못지 않게 엄격하고 진지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80여 명의 참가자들은 수련회 첫날인 8일, 1대 1의 면접을 통해 ‘수련법회 청규’에 따르는 묵언과 사찰예절을 준수할 것을 다짐하고 ‘서약서’에 동의한 뒤 이번 수련회에 동참할 수 있었다. 보경당에서 진행된 입재식에서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이번 수련회의 모토를 ‘조고각하(照顧脚下, 네 발밑을 보라)’로 정한 까닭을 설명하면서, “더운 날씨에다 낯설고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정진을 통해 자기 자신을 성찰할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련회 이튿날, 새벽3시부터 새벽예불 후 진행되는 108배 정진시간. 초심자들에게는 좌복을 모두 흠뻑 적실 만큼 버거웠지만, 마음 만은 한결 가벼워진 얼굴이었다. 성철스님 사리탑에서의 아침 참선은 참가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겨줬다. 충남 금산서 참석한 강민수(34)씨는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참선을 하고, 맑은 공기를 마셨던 시간은 나태해진 자신을 점검하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외에 참선요가를 비롯 광명진언 사경, 영가천도를 위한 불교의식 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항상 바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휴거헐거(休去歇去)’ 즉, ‘쉬고 또 쉬어라’는 가장 인기 있는 시간이었다.
포교국장 본학스님은 “이번 수련회는 중등부의 선재동자 구도여행, 초등부의 ‘골든북을 울려라’ 등 계층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심신을 다스리고,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련회에는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했는데 특히 가족단위도 많았다. 천안에서 온 이강근(61) 박숙희(55) 부부는 청각장애인 아들 이승만(29)씨와 함께 동참했다. 부부는 “아들이 사찰 수련회를 꼭 참석하고 싶다고 해서 같이 왔다”며 짤막한 소감을 말한 뒤 묵언정진으로 돌입했다.
4박5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해인사 여름수련회는 앞으로 일반부(22일~26일, 29일~8월2일), 중.고등부(8월5일~8일), 초등부(8월12일~14일) 등 총 6차에 걸쳐 진행된다. 또한 참가자들은 다음카페(cafe.daum.net/haeinsa) 등 온라인을 통해 법우가 되어 참가후기를 남길 수도 있다.
한편 해인사는 이번 수련회 프로그램과 별도로 매주 주말 토요일, 일요일에 1박2일의 일정으로 평소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방하착(放下着)’을 주제로 한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
권순학 경남서부지사장 gyonam108@ibulgyo.com
[불교신문 2444호/ 7월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