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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십륜경

말법시대 수행의 본보기 보여줘
<지장십륜경(地藏十輪經)>의 원이름은 <대승대집지장십륜경(大乘大集地藏十輪經)>인데 줄여서 <십륜경>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역본으로는 역자 미상의 <대방광십륜경>이 있는데 북량 때 번역되었다 하여 북량본이라 부른다. 이 북량본을 참고하여 당나라 때 현장이 다시 번역하여 미흡한 부분을 보충하고 10권 8품으로 만들어 놓은 경이다.
<서품>에 보면 부처님이 <월장경(月藏經)>을 설하고 났을 때 남쪽으로부터 향운과 꽃구름이 몰려와 향비가 내리고 꽃비가 내리는 등 온갖 길상이 나타나자 무슨 까닭에 이러한 상서가 나타나는가 하고 대중이 의아해 하자 부처님이 지장보살의 공덕이 수승하여 나타는 상서라고 말하며 지장보살을 칭찬하자 마침 지장보살이 성문의 모습을 하고 부처님 앞에 나타나 오탁악세에 어떻게 하면 부처님의 법륜을 굴릴 수 있는가를 여쭌다.
이 물음에 대해 부처님이 세속의 왕이 나라를 다스릴 때 지녀야 할 열 개의 바퀴 곧 십륜을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또 부처님의 십륜을 설한다. 이 부처님의 십륜으로 10가지 악업을 선업으로 바꾼다고 하였다. 이리하여 이 십륜이 이 경의 중요한 대의가 되므로 <십륜경>이라 이름하게 된 것이다. 이 십륜은 부처님의 십력(十力)이 작용하여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십륜품>에서 지장보살이 여래의 본원력을 의지하여 10개의 불륜(佛輪)을 굴려 여래의 10력을 성취한다 하였다. 십력이란 부처님이 갖추고 있는 지혜의 힘을 10가지로 구분하여 말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十力으로 중생교화 실천
대승.소승 융화화합 중요성 설파
<십무의행품>에서는 선정을 닦는 사람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10가지 조건을 설하면서 일체 번뇌를 유발하는 요인에 걸리지 않아야 선정을 이룰 수 있다 하였다. 또 한 가지 <십륜경>의 색다른 법문은 출가 수행자인 비구가 비록 파계를 했더라도 외도보다는 나은 사람이기 때문에 권력자나 속인들이 그를 핍박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수행상에서 계를 지키지 못했다 하여 국법으로 책벌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파계한 사람을 두둔하고 옹호하는 점 등이 나타나는 내용 때문에 이 경을 번역한 현장의 제자였던 신라의 신방(神昉)스님은 이 경을 말법시대용 경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 또 이 경은 다른 대승경전들처럼 소승을 무시하거나 평가절하 하는 말이 나오지 않고 대승과 소승이 융화화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삼승법(三乘法)은 여래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설한 것이며, 설사 대승을 수행한다 하여도 다른 이승(二乘)을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 하였다. 마치 계를 잘 지키는 자라 해서 파계한 사람을 비방하고 멸시하면 그 사람 역시 파계한 사람이 되고 만다는 논리이다. 참된 승가 정신의 구현은 어떤 사상이나 이념으로 대립되는 것을 방지해야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종파적 우열을 논하거나 내 수행은 내세우고 남의 수행을 멸시하는 말세적 풍조를 예방하는 뜻에서 정법의 올바른 실천을 강조한 것이다.
불교는 비의 윤리이다. 잘못된 업을 짓는 사람이 있더라도 동사섭으로 교화할 것을 권장한다. 이 경에서 중생을 끝까지 다 제도해 주고 난 뒤에 성불하겠다는 보살의 대비원력을 지닌 지장보살이 성문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장면도 시사(示唆)하는 바가 있다. 보살행 실천을 강조하는 대승의 본질을 외형적 조건에 관계없이 모든 부류들을 평등하게 섭수할 때 구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은 말법시대 수행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경이라 할 수 있다.
지안스님 /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72호/ 10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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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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