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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원감국사 ‘春日花開桂苑中 ~ ’



春日花開桂苑中 춘일화개계원중
暗香不動少林風 암향부동소림풍
今朝果熟沾甘露 조과숙첨감로
無限人天一味同 무한인천일미동

봄날 계수나무 동산에 꽃 피었는데
그윽한 향기 소림의 바람에 움쩍 않더니
오늘아침 익은 과일 감로에 젖었고
한없는 인천(人天) 한 가지 맛이 구려

- 고려 원감국사圓鑑國師 (조계산 제6세, 1226~1292)

국사가 과거에 장원하였던 일을 은근히 내보이시지만 어쩌면 이런 지난날의 일이 소림의 바람을 막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선풍(禪風)이 계수나무 꽃향기를 움직이지는 못했을지라도 선지(禪旨)를 아는 국사인지라 과일을 익게 하였습니다. 과일의 익음이란 깨달음을 알리는 흉금을 열어보이심인데, 그 깨달음의 자리에 머무름이 없으나 국사의 생각은 다릅니다. 잘 익은 과일에 감로수를 적시고 계십니다.

감로의 의미 또한 깨달음의 이슬이요, 갈증을 풀어줄 천상(天上)의 음료수입니다. 이러한 경지는 맛보지 않으면 들어내기 어려운 해탈의 결정(結晶)입니다.

국사에 의해서 사람이나 천상계가 같은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함께 맛볼 수 있는 자비를 베풀고자합니다. 기쁨의 희열이 인간 세상에 있다면 바로 그곳이 천상의 세상이며, 진여(眞如)의 무한한 맛일 것입니다.

[불교신문 2394호/ 1월19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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