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애도비구니경 |
구담미 일화 통해 ‘비구니 戒’설법 불교교단에 있어서 최초의 비구니를 대애도 비구니라 한다. 출가하기 전 석가모니 부처님이 왕궁에서 고오타마 싯달타로 성장할 때 생모 마야부인이 죽은 후 양모가 되어 고오타마를 키워 주었던 마하프라자파티(Mahaprajapati)가 출가하여 대애도비구니가 되었다. 구담미(曇彌 Gautami)라고도 하며 마야부인의 동생 곧 싯달타의 이모였다고 한다. <대애도비구니경(大愛道比丘尼經)>은 역자미상이다. 이 경에는 구담미가 부처님께 출가를 허락해 달라고 간청하는 장면이 두 번 나온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성도한지 얼마 후 고향인 가비라성으로 돌아가 부왕의 임종을 지켜본 적이 있었다. 이때 구담미가 부처님께 출가를 허락해 달라고 간청하였으나 석가모니가 들어주지 않고 거절을 한다. 구담미는 부처가 떠나간 뒤에도 출가를 단념하지 않고 먼 길을 찾아가 다시 간청을 하였다. 가유라위성에 계신 부처님을 찾아가 거듭 출가의 뜻을 밝힌다. 그러나 이번에도 거절을 당한 그녀는 문밖에 맨발로 서서 자기가 죄 많은 여자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면서 울고 있었다. 마침 아난이 이 모습을 보고 부처님에게 부처님이 태어난 후 7주일 만에 마야부인이 돌아가시고 이모인 구담미가 친자식처럼 부처님을 키워준 지난 일을 상기 시키면서 구담미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간청을 하였다. 고쳐야 할 84가지 여성습관 담아내 당시 여성관.수행법등 구체적 제시 아난의 간청에도 부처님은 처음에는 거절을 한다. 남자가 도를 닦는데 여자가 있으면 장애가 생긴다고 말하고 이 장애를 없애려면 여인의 출가를 허락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아난의 끈질긴 간청에 마침내 부처님은 구담미의 출가를 허락하고 만다. 마지못해 출가를 허락하지만 구담미에게 8경법을 지킬 것을 다짐받는다. 8경법이란 여덟 가지 비구를 존경하겠다는 내용이다. <중아함경>속에 들어 있는 <구담미경>에는 8존사법이라 하였다. 이 외에도 부처님은 까다로운 계목을 하나 하나 들어가면서 먼저 사미니계를 받고 3년 동안 잘 지킨 다음 구족계를 받아 비구니가 되도록 하였다. 아난은 부처님께 왜 여인들에게는 계가 까다로우며 장노비구니에게 어린 비구가 예를 올리면 안 되느냐고 여쭌다. 부처님은 비구니는 비구의 예를 받지 못한다 하시고 이런 말씀을 하신다. “만약 내가 여인들이 사문이 되지 않도록 했다면 정법이 마땅히 1000년을 머무를 것이지만 여인들이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였기 때문에 정법의 기간이 500년 줄어들 것이다.” 이 내용은 <구담미경>에도 똑같이 설해져 있다. 구담미는 부처님의 이런 말씀을 듣고 매우 슬퍼하면서 그래도 출가를 하여 열심히 도를 닦겠다고 다짐을 한다. 이 경에서 부처님은 여성의 잘 드러나는 습관 84가지를 말해 주면서 여성 스스로가 이 습관을 만든 것이며 또 스스로 없앨 수 있다 하였다. 예를 들면 화장을 하고 몸치장 하기를 좋아하는 것이 여성의 본능적인 습관이라 하며 출가 사문이 되면 화장과 몸치장을 하지 말아야 하며 거울도 보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 경은 당시의 불교의 여성관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설해져 있고 여성의 수행법 특히 계를 지니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인권적인 측면에서 여성을 차별하여 출가를 허락하지 않으려 했다는 점이 불교의 근본진리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이의를 제기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부처님 재세시 인도의 여러 종교와 수행자 사회에서 여성에게 문호가 개방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다면 그래도 불교에서 최초로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한 셈이 된다. 이 경 외에도 구담미 비구니의 일화를 싣고 있는 불전은 <구맘미기과경>이 있고 <사분율비구니건도>와 <오분율비구니법> 등에도 있다. 지안스님 /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86호/ 12월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