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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구금회 쿠엔티김로안 부부


지난 18일 구금회(43) 씨가 부인 쿠엔티김로안(23) 씨와 아들 자남(4)이를 데리고 보은 문수암을 찾았다. 절에 들어서자 주지 원응스님이 구 씨 가족을 반갑게 맞았다. 장난꾸러기 자남이도 스님을 만나자 합장 반배하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마음을 닦고 신심을 키우기 위해 절을 찾는다는 구금회 씨 가족과 일요일 오후를 함께 했다.



“부처님 가피로 아들 ‘자남’ 얻었어요”


문수암 찾아 함께 신행활동

“베트남 아내요? 후덕하지요”



구 씨 가족은 먼저 법당에 들어갔다. 구 씨와 쿠엔티김로안 씨는 법당에 들어서자 부처님께 정성껏 3배를 올렸다. 자남이도 엄마 아빠를 따라 고사리 손을 모으고 절을 했다.

“잘 왔다 잘 왔어.” 큰 법당을 나와 구 씨 가족은 원응스님과 차담을 나눴다. 원응스님은 구 씨에게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건강이 최고”라며 “절에도 자주 나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남이에게는 “1등 국민 돼야지”라고 강조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자남이도 웃으면서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을 폈다.

<사진설명> 구금회 씨와 부인 쿠엔티김로안 씨, 아들 자남이가 지난 18일 보은 문수암을 찾아 부처님께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 위) . 아래 사진은 기도 후 주지 원응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구 씨와 쿠엔티김로안 씨는 지난 2005년 5월에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독실한 불자인 남편 구 씨는 부인과 함께 신행생활을 하고 싶어 고등학교 때 인연을 맺은 법주사 복천선원과 문수암을 자주 갔다.

그 영향으로 베트남에서 온 쿠엔티김로안 씨는 문수암에서 신행생활을 시작했다. 자남이를 가져 몸이 무거웠을 때도 절을 찾았다. 태교를 절에서 한 셈이다. 쿠엔티김로안 씨는 부처님께 건강한 아기를 낳게 해 달라고 항상 발원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부처님의 가피로 자남이가 태어났다고 믿는다. 쿠엔티김로안 씨는 “베트남과 한국 절은 겉모습과 분위기도 다르지만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 가고 싶었다”면서 “기도를 열심히 해서 건강한 자남이를 얻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독실한 불자인 구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복천선원에서 신행생활을 했다고 한다. 자남이가 태어났을 때 이름도 법주사 복천선원장 월성스님이 지어줬다. 남쪽에서 온 귀한 인연으로 태어난 아기기 때문에 자남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한다.

봄이 되면 자남이는 어린이집에 들어간다. 구 씨는 “단기출가학교를 보내 부처님 법을 배우게 하고 싶다”면서 “스님이 나라의 큰 동량이 되라고 이름을 지어줬으니 자남이가 커서 다문화 가정을 포용하고 많은 중생을 제도하는 큰스님이 됐으면 한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털어놨다.

하지만 쿠엔티김로안 씨는 남편과 생각이 다르다. “공부 잘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훌륭한 사람”이라며 반문했다. 쿠엔티김로안 씨는 “자남이가 별 탈 없이 자라서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 아들 자남이의 돌 때 함께 찍은 가족사진.

구금회 씨 가족은 새해를 법주사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초청 잔치에 참석한 것으로 대신했다. 떡국도 먹고 풍선 터트리기도 하고 국악공연을 감상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날 프로그램에서 쿠엔티김로안 씨는 남편이 ‘사랑한다’고 고백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쿠엔티김로안 씨는 “남편이 평소 말수가 적고 직장에서 돌아오면 많이 피곤해해서 대화를 나누지 못할 때도 있다”면서 “그런데 절에서 사랑한다는 말로 고백하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구 씨 부부는 법주사 프로그램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상금도 받았다. 부부는 법주사 프로그램을 추천해 준 보은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직원들을 초대해 저녁식사로 고마움을 보답했다. 쿠엔티김로안 씨는 10가지가 넘는 한국음식을 차려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넉넉하진 않지만 평소 정이 많고 베풀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혼자서 음식을 장만했다. 이 같은 아내를 둔 구 씨는 아내가 그저 고맙다고 한다. “부지런하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안다”고 밝힌 구 씨는 “동네 어른들에게도 월남쌈이나 국수를 만들어 대접한다”고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구금회 씨와 쿠엔티김로안 씨는 오랜만에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행복 찾아서 왔는데 외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더 잘해주고 싶고 좋은 환경에서 살았으면 좋겠는데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어려울 때는 함께 절에 다니며 이겨낼 것입니다.” (구금회 씨)

“자남이를 잘 키우고 싶습니다. 더 크면 좋은 학교도 보내고 싶고 베트남에도 자주 데리고 가고 싶어요. 외할머니가 많이 보고 싶어 합니다. 아이가 크면 절에도 자주 나가고 싶습니다.” (쿠엔티김로안 씨)

작별인사를 마치고 대문을 나서자 쿠엔티김로안 씨가 부엌에서 뛰어나왔다. 올라가면서 먹으라며 봉투를 건냈다. 열어보니 잘 말려진 곶감이다. 쿠엔티김로안 씨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구 씨 가족의 행복을 빌며 집을 나왔다.

보은=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 2496호/ 1월28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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