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문이 보이는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마애불로 가는 오솔길을 만난다.

<사진> 한쪽구석에서 바라보니 봉암사의 웅장한 사격이 아기자기해 보인다.

<사진> 까치발로 담장 너머 태고선원이 보인다.

혹시 외호대중은 아닐까? 마애불을 둘러싼 기암과 나무는 듬직하고 멋스럽기까지 하다.

<사진> 백운대 곳곳에 돌탑들이 많다.
설악산 봉정암이 지리적인 이유로 큰마음을 내야 갈수 있다면, 문경 봉암사는 그 마음만으로 쉽게 갈수 없는 곳이다. 봉암사는 조계종 종립특별선원이 있는 곳이어서 산문을 여는 사례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오신날을 제외하고 봉암사가 있는 희양산문을 넘어 설수 있는 방법은 사전에 조율된 대중공양 정도이다.
도량에 들어서면 선원의 수승한 기운에 몸가짐은 저절로 조심스러워지고, 웅장한 사격(寺格)에 많은 보물들까지 어우러져 전경을 한눈에 보기에는 벅차다. 사진의 ‘파노라마’ 기능처럼 화각을 넓히듯 고개를 좌우로 돌리고 위로는 희양산까지 올려다봐야 비로소 온전한 봉암사 풍광을 볼 수 있다.
봉암사에서 10여 분 걸어가면 백운대와 마애보살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올라가는 두 갈래 길 중에 선방 옆 담을 끼고 오르는 길이 있는데 정진중인 스님들께 방해될까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이 길을 피해 대웅전 앞에 있는 다리를 건너 오솔길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겨울철 노보살들이 다수 포함된 대중공양이 오면 폭이 좁은 오솔길의 안전사고를 염려한 봉암사 스님들이 기꺼이 선방 옆길을 권한다.
마애불이 있는 백운대는 커다란 바위가 하나로 평평하게 이어진 듯해 야단법석(野壇法席)으로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내려오는 길에 스님들이 포행하다 잠시 앉을 것 같은 나무토막 의자가 두어 개 보인다. 그 곳에 앉아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 마시면 거칠 것 없는 자유인의 경계에 들어설 것 같다.
문경=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불교신문 2498호/ 2월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