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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봉곡사

평일에는 찾는 사람을 손으로 꼽을 만큼 너무 고요한 산사이다. 도량 곳곳을 살핀 후 인적 없는 소나무 숲에 한참을 머무는데 한 무리의 아이들이 올라왔다.

봉곡사 전경.

당시에는 파격적인 도안이었던 만공탑(왼쪽). 도량 한켠도 허술하게 두지 않고 곳곳에 화단을 가꿨다.

청정 솔바람이 ‘천진불’ 부르네

아산 신도시에 들어서니 차량의 네비게이션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봉곡사가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확장되어 가는 신도시의 빽빽한 아파트 병풍이 후덥지근한 날씨를 배가 시킨다.

신도시를 벗어나 농촌풍경이 정겹다 싶더니 곧 봉곡사 입구다. 입구에는 차량을 두고 올라가라는 안내문과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오르는 길 사방을 병풍처럼 둘러싸는 소나무 군락의 위용이 대단하다.

금강송 같은 족보 있는 소나무가 도도하며 고귀한 자태를 뽐낸다면, 여기 봉곡사의 소나무는 그 모습이 제각기 멋대로 인듯하나 숲의 다른 나무와 어우러져 조화로운 모습이 인위적인 조림지역과는 다른 멋이 있다.

나지막한 오르막길 옆으로 수없이 겹쳐 보이는 너른 지역의 소나무를 감상하며 천천히 10분 남짓 걷다보면 봉곡사가 보인다. 일주문과 사천왕문 같은 격식은 없지만 도량 구석구석의 짜임새는 볼수록 새롭다.

앞으로 흐르는 작은 내의 물을 잠시 가두어 작은 연못을 조성했으며, 그 위로 차곡차곡 단을 쌓아 부처님 도량을 만들었다. ‘ㅁ’자 모양의 요사채 한켠에 2층 구조의 고방이 있는 것이 이채롭다. 고방은 곡물을 비롯한 각종 물건을 넣어 두는 곳으로 독립된 구조일 때는 곳간이라고도 한다.

<사진> 2층 구조의 독특한 고방은 최근 해체 복원되었다.

내를 건너자마자 남쪽 둔덕 위에 삼성각이 위치해 있으며 고풍스런 대웅전과 요사채는 문화재자료이다. 사찰 곳곳은 화단을 가꾸어 다양한 꽃으로 장엄되어 있다. 마치 큰 기대 없이 떠난 길에 마음에 꼭 드는 곳을 찾은 기분이다. 또한 봉곡사하면 근대 선지식인 만공스님이 빠질 수 없다.

1895년 여름 이곳에서 새벽 범종을 치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며, 사찰에는 상좌인 중은스님이 도안한 만공탑이 조성되어있다.

아산=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불교신문 2549호/ 8월15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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