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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내장사

〈끝〉

내장사 일주문 앞에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내장사를 찾는 이들에게 봄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준다.
내장사 일주문부터 부도전까지 터널길.
작은 걸음으로 숲을 걷다보니 뜻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현호색이라 불리는 야생화.
내장사 옆으로 흐르는 원적계곡.
내장사 전경. 뒤쪽으로 서래봉이 보인다.
“일주문 앞 활짝 핀 산수유…내장산의 첫 봄”
단풍철 우리나라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는 내장산. 형형색색 울긋불긋한 단풍옷을 입은 내장산 만큼, 완연한 봄볕에 봄꽃 만발한 내장산도 경이롭긴 마찬가지. 4년 전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내장산 진입로엔 아직 벚꽃이 피지 않았다. 여린 눈꽃을 금방이라도 터뜨릴 기세로 상춘객들의 애간장만 태운다. 15리길(6km) 꽃길에 이제 곧 벚꽃이 만발할텐데…. 꽃피우기 직전 간절한 기다림은 풋풋한 첫사랑의 설레임마냥 마음을 들뜨게 한다. 먼발치 말간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호수 위로 오리가족들이 나들이 하는 모습이 정겹다.
내장사 일주문 앞에 다다랐다.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내장산의 봄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전령사다. 일주문을 지나면서 시작되는 ‘단풍터널’은 내장사에서 제일 멋진 경치 중 하나다. 잎사귀 없는 나뭇가지로도 내장사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터널 길을 연출하고 있다. 곧 푸릇푸릇한 잎사귀들이 앞다퉈 하늘 위로 솟을 터인데, 그때쯤 터널은 장관을 이루리라. 아직 사람들의 번잡함이 없어선지 터널길은 적요하다.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봄 햇살을 즐기니 어느새 천왕문이 눈앞에 서 있다. 기괴한 표정들로 부처님을 수호하는 사천왕이 맘씨 좋은 시골할배처럼 방문객을 맞아준다. 천왕문을 나오면 왼편에 작은 연못이 있다. 맑은 물에 물고기들이 힘차게 헤엄치고 있다.
정혜루에 들어서니 템플스테이를 시작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년고찰 내장사에서 보내는 하루,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인들의 삶의 먼지를 청량하게 씻어내는 시간이 될 것만 같다. 정혜루 아래 계단을 올라서면 3층석탑과 대웅전, 극락전, 관음전이 자리잡고 있다.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인 서기 636년 영은스님이 대웅전 등 50여 동에 이르는 대가람으로 창건했다. 이후 사세를 유지하다 한국전쟁으로 소실되고 말았다. 전쟁이 끝난 1950년대 말부터 다시 복원불사가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에 드니 ‘법당보살’이 친절한 미소로 좌복을 내어 준다. 참배 후 경내를 빠져 나와 원적암으로 향하는 자연관찰로 길을 걸었다. 까치봉 연지봉 망해봉 불출봉 등 내장산 봉우리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합쳐져 흐르는 ‘먹방이골’로 불리는 원적계곡을 따라 이어진 길이다.
호젓한 산길을 홀로 걷는다. 이제 녹아서 힘차게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화사하게 시작될 봄의 향연을 예고한다. 길가 나무 아래 작은 야생화가 피어 있다. 현호색이라 불리는 야생화다. 이제 막 언 땅을 뚫고 나와 자기색을 발하며 화려하게 핀 작은 생명체가 경이롭다. 바쁜 걸음으로 지나가면 결코 볼 수 없는 작디작은 꽃이다.
느린 걸음으로 내장산을 걸어간다. 봄은 그렇게 조금씩 오고 있다.
정읍=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 2611호/ 4월3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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