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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혼자 삭발하지 못하는가?



문: 스님들은 스스로 머리를 깍지 못한다는 속담이 빈번히 사용되는데, 그 뜻은 무엇이며 또 바르게 쓰이는 것인지를 알고 싶습니다.



출가는 홀로서기의 대표적 행위

불교를 폄하하려는 의도적 오류



답: 질문한 속담은 아마도 스스로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문제를 철저하게 자신이 해결하는 것이 출가의 정신이기 때문에 아주 잘못된 비유이며, 속담으로 쓰일 수 없는 것입니다.

만약에 위의 속담이 ‘스님들이 혼자서는 삭발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라면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스님들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삭발을 합니다. 안전면도기가 만들어져 있는 요즘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예전에도 여러 스님들과 함께 있지 않을 때는 혼자서 삭발을 했던 것입니다. 삭발의 시작은 석가모니부처님으로부터 비롯되는데, 왕궁을 떠난 싯다르타는 숲에 이르자 스스로 긴 머리카락을 잘라 따라왔던 시종에게 주며 자신의 출가를 왕궁에 알리라고 합니다. 이처럼 의지의 표현으로 나타나는 삭발은 얼마든지 혼자서 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혼자서 출가할 수 없다는 뜻으로 사용된 것이라면 더욱 잘못된 것입니다. 부처님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출가는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 의해 선택되어 출가하는 것이 아니며, 또 선택된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든지 스스로가 결심하고 스스로 선택한 길이 출가이기 때문에, 출가야말로 완벽하게 혼자 결정할 문제입니다. 특히 모든 부모님들이 출가를 반대하는 우리의 정서에서는 혼자 결심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자체가 엄청난 반대에 부딪히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정말로 흔들리지 않는 의지가 아니면 출가는 불가능합니다.

만약에 스승이 있어야 스님으로서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라 해도 잘못 사용된 예가 됩니다. 부처님은 스승이 하락해서 출가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물론 요즘의 제도로 보면 스승이 정해져야 수계를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출가자로서의 기본요건만 되면 당연히 스승이 될 분은 정해지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 경우에도 비유가 적당하지 않습니다.

이 속담이 갖는 뜻인 ‘자기 일은 자신이 해결하기 어렵다’고 하는 경우로 살펴본다면, 이 경우 완전히 불교를 왜곡하는 것입니다. 이 지구상의 종교 가운데서 철저하게 의타적이지 않은 불교를 아주 의타적인 것처럼 생각하게끔 하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시작인 석가모니부처님으로 돌아가 살펴보자면, 당시 수많은 신에 의존하는 분위기 속에서 부처님은 가히 혁명적인 가르침을 펼칩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스스로가 지어서 스스로가 받는 것이지 결코 신의 뜻에 의해서 조정되는 아니며, 따라서 어떤 문제라도 스스로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결코 무능력하거나 나약한 것이 아니라 존귀한 존재라고 선언하셨던 것입니다.

스님들은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출가를 선택했습니다. 그것은 이미 갖춰진 보호체계인 집을 떠나고 가족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뿐만 아니라 산문을 들어설 때 이제까지 심혈을 기울여 배우고 익혔던 것들이 철저히 부정당합니다. 그야말로 갓난아이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그로부터 스스로 서는 공부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출가의 나이를 새로 따집니다. 대학자가 출가해도 행자(예비수행자)에서 시작하고, 수계를 하고 새 이름을 받으면서 한 살이 되는 것입니다. 최후의 경지에서는 존경하는 스승인 부처님께 의지하는 것마저도 버려야 합니다.

송강스님/ 개화사 주지


[불교신문 2445호/ 7월23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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