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과 천막법당서 시작
신도 줄 잇는 사찰로 우뚝
스님 독려로 신도 80%이상
수계 후 종단 신도증 수지
딱딱한 법회 형식 뛰어넘어
합창 통해 어린이포교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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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매김한 대원선재합창단의 공연 모습. 아래 사진은 대원사 전경. |
오색 불교기가 부처님 법음에 펄럭인다. 작은 도량에 천진불들의 환한 웃음소리가 퍼져 나간다. 천진하게 빛나는 맑은 얼굴에 행복이 물드는 순간 관세음보살도 인자한 웃음을 짓는다.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대원사(주지 담화림스님)를 찾았다.
석가모니부처님을 주불로 모신 대원사(大願寺)는 금정총림 범어사의 도심포교당이었다. 1981년 불심 깊은 보살들의 시주로 범어사에 귀속됐지만 당시에는 온통 소나무 밭에 둘러싸인 작은 초가집이라, 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신심 깊은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주지 소임을 맡았던 스님들의 원력이 모아져 점차 그 규모를 늘여갔다. 천막과 철제 법당을 거쳐 현재 대원사는 대웅전과 다실, 요사채, 합창단 연습실이 한 건물에 있고 종무소와 2층 구조의 대원문화원으로 구성돼 있다.
2014년 8월 하안거를 마친 담화림스님이 처음 대원사에 발을 들였을 때 작은 도량에서 희망을 봤다고 설명했다. 열정 가득한 스님이 주지로 부임한 후 대원사는 조금씩 불사를 시작했다. 대원사 연혁 조사, 대웅전 삼존불 복장 점안, 해수관세음보살 입상 불사, 대웅전 윤장대 불사 등 도량정비에 힘썼다. 범어사 포교당이었던 대원사를 말사로 승격하는 등 가난한 사찰 살림에다가 짧은 역사지만 어엿한 가람으로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담화림스님 부임 후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대웅전 내부가 환해졌다는 점이다. 대웅전 문을 잠그는 오후 9시 전까지는 그 어느 곳보다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법당은 누구나 들어갈 때 훈훈한 어머니 품처럼 느껴야 합니다. 처음 법당 문을 열었는데 어두워 신도가 불을 켜는 것은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는 쓸쓸함을 줄 수 있습니다. 법당이 밝으면 마음도 밝아지며 반겨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 법 찾아오는 어떤 사람도 따뜻하게 반기는 대원사 법당은 76㎡(23평) 정도로, 신도 50명이 앉으면 발 디딜 곳 없는 작은 법당이지만 신도들의 기도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또한 도량 곳곳에 놓여 있는 텔레비전으로 대웅전과 함께 법회를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스님의 배려가 묻어 있다. 계단이 많아 대웅전까지 가기 힘든 노보살을 위해서는 비교적 낮은 곳에 위치한 다실에서 법회를 함께 볼 수 있도록 텔레비전을 들였다. 사부대중의 공양을 챙기는 공양주 보살을 위해 후원에도 빠짐없이 놓여 있다. 따뜻한 방에서 아픈 다리를 쭉 펴고 앉아 스님 기도를 따라하면서 밥을 짓고 부처님 경전도 외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담한 사격의 대원사지만 신행단체는 여느 사찰 못지않게 체계적이다. 신행단체는 각자 신도들의 성향과 소임으로 묶어 만들었다. 대원사 신행단체는 등록제로 ‘서원서’를 작성해 신도회장에게 제출하면 결재를 거쳐 신행단체증이 나온다. 신도회, 거사림회, 초심회, 대원정진회, 대원공덕회 등이 활동중이다.
신도회와 거사림회는 대원사 안과 밖을 아울러 크고 작은 행사에 후원과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공덕회는 창건부터 대원사를 지켜온 노보살이 주를 이루고, 초심회는 수능기도를 함께 했던 부모들이 모인 작은 소모임으로 관음재일마다 법회를 하고 있다. 대원정진회는 어느 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신도들이 모여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 무엇인가 특별하게 활동을 하진 않지만 모든 단체가 대원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작은 사찰일수록 내실이 단단해야 합니다. 신도들이 많진 않지만 모든 이들이 스스로를 중요한 소임자로 여기고 대원사일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깊은 신뢰가 바탕에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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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사 전경. |
등록된 신행단체 외에 성지순례단이 따로 만들어져 있다. 성지순례기획단은 대원사 성지순례에 대한 기획과 실행을 도맡는다. 순례는 단 두 대의 버스만을 움직여 담화림스님이 직접 안내를 도맡아 여법한 모습으로 순례를 마칠 수 있게 이끈다. 대원사 순례단의 특별한 점은 신도들 대부분 조계종 신도증을 소지하고 있어 순례를 가는 사찰에 별도로 공문을 발송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현재 신도들의 80%가 수계 후 종단 신도증을 발급 받았지만 담화림스님은 목표는 신도 100% 신도증 수지다. 수계를 받은 불자와 받지 않은 불자는 시작부터 다르다고 강조한다. “수계를 받는다는 것은 부처님 제자가 되어 죄를 알아 짓지 않고 선업을 쌓을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의식입니다. 대원사 수계식은 참여한 모든 신도들이 부처님께 헌화하고 스스로 작성한 서원문을 불단에 봉정합니다.”
평일엔 적막한 고요함이 흐르는 대원사지만 토요일이 되면 도량이 들썩들썩 소란스러워진다. 대원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대원선재합창단의 정기연습 날이기 때문이다. 포교를 위해 어린이법회를 만들려고 했지만 딱딱한 형식의 법회보단 즐겁게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합창단 창단에 나섰다. 몇몇 젊은 신도들을 주축으로 단원 모집에 나섰고 26명으로 발족했던 합창단은 어느새 40명이 모였다. 대원선재자모회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아이들을 돌보고 사찰 운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합창단의 남다른 애정이 있는 스님은 단복부터 합창단 로고까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단원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다.
단원들에게 딱딱한 형식의 법회를 강요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삼배와 행복을 위한 오계를 마치고 나면 즐겁게 찬불가를 부르며 부처님에 대한 예를 다한다. 법당이 친숙한 공간으로 다가가야 아이들의 마음에 불교가 남는 것이라는 스님의 지론 때문이다. “법회에 참여하고 경전을 외우는 것보단 부처님 품인 이 도량에서 뛰놀고 웃는 시간이 필요하죠. 그들 중 수승하게 공부를 하려는 이가 있다면 같이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는 것일 뿐 강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도량 밖에서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또 공부를 하라고 하면 재미없어 절을 찾지 않겠죠.”
대원사는 아이들이 토요일만큼은 온전히 사찰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반을 만들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기타와 해금반을 만들고 마음을 차분히 하기 위해 다도반을 만들어 친근한 불교로 거듭나고 있다. 어릴 때 불교를 만나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올바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대단한 교육을 해주진 않지만 불성을 싹틔우고 정신적 의지처를 만들어 준다.
“합창단은 저에게 환희 그 자체입니다. 작은 아이들이 순수한 목소리로 뿜어내는 기운은 저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되죠. 대원사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작은 연습실에서만 연습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도량을 넓혀 넉넉한 공간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손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에 부처님 법음이 울린다. 고요한 도량에 울려 퍼지는 천진불의 웃음소리에 복잡했던 머리도 단순해진다. 걱정 없는 어린 양처럼 도량을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의 무게를 턴다. 찰나의 여유, 해처럼 밝은 천진불들의 도량 대원사에서 작은 깨달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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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사 주지 담화림스님
범어사 승가대학 시절 누군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큰소리치고 필름을 빼앗던 무서운 스님의 모습은 더 이상 없었다. “출가사문으로서 행동 하나하나가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일이기에 본인의 모습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심을 일으키게 해야 한다”고 대원사 주지 담화림스님은 설명했다. 스님은 승·재가를 화합하게 하고 부처님 정법을 오래도록 머무르게 해 발심을 일으킬 때, 진정 여법하다고 강조했다. 담화림스님은 억지로 하게 하기 보다는 스님 스스로 앞장서 불교를 보여준다. 대웅전에서 경건하게 기도를 올리고 경전을 외운다거나 지극한 모습으로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는 모습을 스스로 보인다. 또한 스님은 아이들에게 불법을 내세우기 보단 즐겁고 행복하게 살라고 말한다. 특히 아이들이 스님의 머리가 신기해 만지려고 할 때 타박하고 혼낼 것이 아니라 내버려 둬야한다고 당부했다. 작고 보드라운 손이 머리에 닿아 불심의 계기가 되고 불성의 씨앗을 싹틔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억지로 내세우기 보단 스스로 행복 찾게 해야” “갓 백일 된 아이와 조금 더 큰 아이의 손이 다르고 스님도 갓 삭발했을 때와 조금 길었을 때 닿는 느낌이 다 다릅니다. 삭발한 스님의 머리를 만져보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처님 법을 깨달은 것과 같은 마음이며 아이들의 마음에 불교가 남는 경험이죠.” 담화림스님의 불연도 어린 시절에 시작됐다. 불심 깊은 할머니를 따라 절에 가면 어린 나이에도 꼿꼿이 앉아 예불을 올리곤 했다. 기특하게 여긴 스님들이 과일이나 떡을 주며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칭찬해줬던 일이 마음에 남았다. 불연의 끈을 이어 활동해오던 스님은 무진장스님을 만나 발심하고 출가를 결심했다. 비록 은사 스님에게 계를 받진 못했지만 스님의 뜻을 잇고 싶어 최근 법명을 세 글자로 맞췄다. “목표나 꿈이라고 할 만한 거창한 계획은 없습니다. 하루하루 출가사문답게 최선을 다하고 부처님 제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수행을 이어나갈 뿐이죠.” 지그시 웃음 짓는 스님의 얼굴이 맑게 빛난다. 소담하고 따뜻한 이 곳 대원사에서 스님은 하루하루 수행을 잇고 도량을 수호하며 살기를 발원했다. |
[불교신문3288호/2017년4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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