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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25일 심원사 명주전에서 철야정진을 갖고 있는 불자들. 아래 왼쪽 사진은 | ||
심원사(深源寺)가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상노리에 자리잡고 수행정진하며 포교한 지는 61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심원사는 647년(신라 진덕여왕 1년) 영원스님이 영원사, 법화사 등과 함께 보개산에 세운 흥림사(興林寺)에서 시작된 천년고찰이다.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내산리에서 1300년 넘게 부처님 법등을 지켜온 심원사는 한국전쟁 당시 화마로 소실된 데다가 옛 터가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해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자 1955년 당시 심원사 주지 상수스님이 철원군의 현재 위치로 옮겨 중창했다. 심원사는 전쟁과 의병활동 등으로 인한 소실과 수차례에 걸친 화재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 이후 250여 칸의 건물과 1702위(位)의 불상을 봉안한 대찰로서의 위용을 갖추기도 했다. 도솔암과 개심사 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지장기도도량’으로 손꼽히는 심원사는 영험있는 기도도량으로 명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분단의 상처를 뛰어넘어 옛 대찰로서의 사격을 되찾아가고 있다.
명주전 내 지장보살좌상
수많은 영험과 이적으로
토요철야 때 전각 꽉 차
연탄 쌀 장학금 전달 등
자비나눔사업 점차 확대
전방지역 군포교도 전개
심원사는 명주전(明珠殿)에 봉안된 ‘지장보살좌상’으로 인해 지장보살이 상주하는 도량, 즉 ‘생(生)지장기도도량’으로 불리고 있다. 심원사 지장보살좌상의 영험함은 사냥꾼 형제의 출가 이야기에서부터 전해지고 있다. 신라 성덕왕 19년(720년) 커다란 황색 멧돼지가 사냥꾼 이순석·순득 형제가 쏜 화살로 인해 피를 흘리며 보개산 환희봉 쪽으로 달아났다. 멧돼지를 쫓던 두 사람은 환희봉 근처 샘물속에서 멧돼지 대신 왼쪽 어깨에 화살이 꽂힌 지장보살좌상과 맞닥뜨린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써도 화살은 뽑히지 않는데다가 높이가 90cm 밖에 되지 않는 크기의 작은 석상임에도 불구하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속세 죄업을 구제해 주기 위해 몸을 나투신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이순석 형제는 참회하며 출가했다. 그 지장보살좌상을 모신 석대암을 창건해 기도정진했다고 한다. 이후 한국전쟁으로 석대암은 폐허가 됐지만 상수스님이 심원사를 철원으로 이건(移建)하면서 지장보살좌상도 함께 모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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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전각에 불을 밝힌 심원사 야경. | ||
심원사 지장보살좌상은 불상 곳곳에서 광명(光明)을 보이는 등 수많은 이적(異跡)과 함께 기도를 열심히 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영험들로 인해 ‘생지장보살님’으로 불리고 있다. 특이하게도 도금을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금칠이 벗겨져 지금도 개금이나 장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왼쪽 어깨에는 이순석이 쏜 화살을 맞아 손상된 흔적이 남아 있으며 오른손 위에는 한 알의 보주(寶珠)가 놓여 있다.
심원사는 지장신앙의 근본도량으로 목탁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매주 토요일이면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불자들이 철야로 지장기도를 올리고 있다. 철야정진은 현 주지 정현스님의 은사인 영도스님 때부터 시작해 30년 넘게 단 한차례도 빠짐없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심원사의 대표적인 신행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6시 시작해 지장기도와 법문, 천도재, 구병시식 등으로 일요일 오전4시까지 철야로 진행된다. 초하루법회 동참자보다 훨씬 많은 100~200명이 참가하는 철야정진은 30여 평 규모인 명주전을 비롯해 보제루와 대웅전에서도 동시에 진행되며 극락보전과 삼성각 등 경내 다른 전각에서도 밤새 불을 밝힌 채 각자 근기에 맞춰 기도정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찾는 불자들의 편의를 위해 심원사는 매주 철야정진에 맞춰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5시 서울 조계사 앞에서 출발해 미아삼거리 버스정류장, 미아역, 수유역, 도봉산 버스정류장 등을 거쳐 심원사에 도착한다. 30년 동안 심원사와 인연을 맺고 있는 수진수(76, 경기 의왕) 보살은 “주말마다 집에서 절까지 편도로 4시간30분씩 걸려오지만 언제나 즐거워 자원봉사까지 하고 있다”면서 “심원사에서 지장기도를 올리면 편안해지고 나쁜 일이 전혀 생기지 않아 늘 감사하게 기도를 올린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심원사는 지장기도를 통해 불심을 증장할 뿐만 아니라 불교대학을 운영하며 불교인재 양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귀중한 당신을 모십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심원사 불교대학은 불교예절을 중심으로 한 3개월 과정의 기초반과 교리와 실습을 중심으로 한 6개월 과정의 교리반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종단의 신도등록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불교대학과 각종 법회와 기도를 통해 불자들을 교육하고 신심을 증장시킨 뒤 봄, 가을마다 수계식을 갖고 종단 신도로 등록시키는데 매진하고 있다. 신도들에게는 심원사 신도로서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사찰에서는 신도관리 체계를 갖춰 전법과 포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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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원사 지장보살좌상. | ||
철원군을 대표하는 사찰인 심원사는 지역포교분야에도 점차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철원군이 최전방지역이다보니 군장병을 위한 군포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6사단 청원사 등 인근 군법당 6곳에 후원금을 지원하고 틈나는 대로 사중 스님과 법사들이 군법당을 찾아가 법문도 해주고 있다. 철원경찰서 경승실장으로서 매달 정기법회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한국불교의 미래 동량을 양성하기 위한 어린이 청소년 포교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파라미타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영외 군법당인 청원사와 협력해 어린이법회도 진행할 수 있도록 심원사는 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 수가 적은 농촌지역에서 2곳으로 나눠 법회를 진행하기보다는 접근성이 높은 청원사에서 법회를 진행하되 심원사는 지원을 맡음으로써 지역사찰과 군법당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
저소득가구를 위한 자비나눔도 활동범위를 점차 확대해 펼치고 있다. 지난해 관내 저소득가정 25세대에 쌀과 연탄을 전달한 심원사는 올해는 50세대를, 내년에는 지원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철원군 관내 각 학교마다 2명의 학생을 추천받아 장학금을 수여하며 지역인재불사에도 동참하고 있다. 학생들과 불교와의 인연을 맺어주기 위해 사중 스님들이 각 학교 졸업식마다 꼭 참석해 장학금을 직접 수여하고 있다. 올해 백중 즈음에는 관내 어르신들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열고 점심공양과 공연, 장기자랑, 선물 전달 등을 가질 계획이다.
극락보전 낙성 등 도량정비와 더불어 지난해 봄에 조성한 2000평 규모의 연밭을 통해 누구나 편히 심원사를 찾아 기도정진하며 신심을 증장하고 지친 심신도 힐링할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기도뿐 아니라 포교에도 전력” | ||||||
심원사 주지 정현스님 “사람마다 각자 갖고 있는 원천 에너지, 즉 불성을 자각하는 과정이 곧 기도이지요. 기도를 통해 내가 먼저 변해야 세상도 변하는 만큼 기도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지난 6월25일 철원 심원사 명주전에서 열린 철야정진에서 주지 정현스님은 법문을 통해 이같이 기도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정현스님은 은사인 영도스님에 이어 매주 토요일마다 철야정진을 갖고 있다. 벌써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철야정진 만큼은 빠짐없이 열고 있다. 이같은 스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다 ‘생지장기도도량’의 영험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주말마다 200명 남짓한 불자들이 모여 “지장보살”의 명호를 염하며 철야정진하고 있다. 정현스님은 “중생에게 이익을 주자. 정 어려우면 미소라도 전해주자”를 출가 이후 평생의 신념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신념을 매일같이 되새김으로써 전국에서 찾아오는 불자들과 함께 지장기도 정근하고, 낮은 자세로 지역포교도 펼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불교를 믿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함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겉에서만 계속 행복을 찾다보니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늘 힘들어 하고 어둡지요. 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기도인 만큼 신도님들과 기도정진하며 행복을 전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지역포교를 통해 지역민과도 행복을 나눠야지요.” 특히 정현스님은 어린이, 청소년, 군장병 등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계층포교에 소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사중의 재정이 열악할 때도 자신의 보시금을 받지 않더라도 포교기금은 꼭 마련해 전했다. “기도도 중요지만 포교에도 더 진력해야지요. 많은 게 열악한 지역이다보니 함께 할 인재나 프로그램을 구하는 게 어렵지만 불교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인 만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열심히 뛰어다닐 계획입니다. 그게 스님으로서, 심원사 주지로서 반드시 해야 할 막중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
[불교신문3215호/2016년7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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