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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불교유적과사찰 2010. 11. 20. 09:39

백양사

백암산 백학봉을 배경으로 서 있는 쌍계루의 모습이 계곡을 막아 만든 연못에 비쳐 아름답다.
“물이 흐르는지, 마음이 흔들리는지
못은 다만 비출 뿐, 무명번뇌 없어”
(潭)
사찰 입구, 지난 가을 화려한 잔치를 벌였던 잎들은 떨어지고 봄에 새롭게 난 단풍잎들이 이제 푸르른 녹음을 뽐내고 있다.
단풍과 설경 또한 초봄 벚꽃으로도 유명한 고불총림 백양사, 단풍이 좋은 곳은 녹음 또한 아름답다. 뜨거운 햇살도 울창한 나뭇잎을 뚫지 못한다. 나무그늘 터널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이어진 길을 따라가니 백암산의 바위봉우리인 백학봉이 눈에 들어온다.
백제 무왕 때 창건된 사찰은 산 이름과 같은 백암사였다.
조선 선조 때 환양선사가 영천암에서 <금강경>을 설법하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렸다. 법회가 3일째 되던 날에는 하얀 양도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들었다. 7일간 이어지는 법회가 끝나는 날 스님의 꿈에 하얀 양이 나타나 “천상에서 죄를 짓고 양으로 살고 있었는데 스님의 설법을 듣고 다시 환생하여 극락으로 가게 되었다”고 말하며 절을 했다. 다음 날 영천암 아래에 흰 양이 죽어 있었으며, 그 이후 절 이름을 백양사(白羊寺)라고 고쳐 불렀다.
백양사는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총림(叢林) 중에 하나이다. 수행하는 스님들이 한 곳에 머무는 것이 나무가 우거진 숲과 같다는 뜻이다.
백양사 주지 시몽스님이 추천하는 백양사 자랑거리는 ‘운문암’과 ‘쌍계루’다. 백양사에서 4㎞ 가량 떨어진 백학봉 아래 위치하고 있는 운문선원은 현대 한국불교 선종의 산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양사는 고려 각진국사와 조선 진묵스님을 비롯해, 용성스님, 고암스님, 석전스님, 만암스님, 서옹스님 등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을 대거 배출했으며, 또한 선지식을 찾아 이곳에서 수많은 수행자들이 회상을 이루었다.
대웅전 내부에 비천상, 용과 학등을 타고 있는 선인 등이 모빌처럼 천정에 매달려 있다.
쌍계루는 일주문을 지나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누각이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쌍계루는 남원 광한루, 진주 촉석루, 경복궁 경회루, 밀양 영남루, 삼척 죽서루, 대동강 부병루와 함께 최고의 누각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 충정왕 2년인 1350년 건립된 쌍계루는 백암산 백학봉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서 있다. 그 모습이 계곡물에도 그대로 비춰진다. 특히 가을철 단풍으로 붉게 장엄된 도량의 모습은 찾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정몽주, 이색, 정도전, 정철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이 앞 다퉈 이곳에서 시를 읊었다. 이렇게 모인 시는 400수를 넘어 누대를 장식하고 있다.
쌍계루를 지나면 사천왕문이 나온다. 모든 악귀와 잡신을 억압하여 정법도량을 수호하는 사천왕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
종각과 보리수나무를 지나 대웅전으로 향한다.
일제강점기 초기에 건립된 대웅전은 건물 자체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지만, 전통적인 건축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다. 닫집 주변에는 비천상, 용과 학 등을 타고 있는 선인 등이 마치 모빌처럼 천정에 매달려 장엄되어 있다.
대웅전을 참배하고 나오는 길, 우연히 누군가의 통화를 엿들었다.
“그냥 있어, 마음이 차분해 지네…. 너도 어서와.”
불자가 아닌 사람들이 절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아름다운 산세와 전통적인 한옥들로 이루어진 겉모습에서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일까. 아님 2003년 입적하신 전 조계종 종정 서옹스님의 향기가 남아 있는 건 아닐까.
“어떠한 꽃향기도 바람을 거스르지 못하니 전단수나 목향수, 화만수도 마찬가지네. 그러나 참다운 자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가므로 모든 방향으로 참사람의 향기는 퍼져나간다.” 서옹스님의 <물따라 흐르는 꽃을 본다>에서
백양사=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 2633호/ 6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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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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