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 장육사 |
![]() 고불총림 백양사 ‘참사람템플스테이’에서는 휴식형과 참선수행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좌선을 하고 있는 모습. ■ 고불총림 백양사…또 다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마음속 아집 내려놓고 여유를 담다 어느 날 문득 나만의 안식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백양사를 찾게 되었다. 떠나기 하루 전날 전화로 템플스테이 문의를 하고, 가장 편한 복장과 편한 마음으로 백양사로 향했다. 백양사 입구에 도착한 순간 개울에 흐르는 물에서 물안개가 피어나고, 꼭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아 포근한 기분이 든다. 보살님의 안내로 접수를 마치고 안내된 숙소는 마침 혼자 사용할 수 있어 더욱 고즈넉했다. 소나무향으로 가득한 잘 꾸며진 방, 그리고 개울 물소리는 속세의 번잡함에서 해방시켜주는 안식처로 손색이 없었고, 도심의 값비싼 호텔 보다 훨씬 편안한 휴식 공간이었다. 개울 물소리 속에 지나간 일들을 하나 둘씩 머릿속에서 지우고, 새소리와 함께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깜박 잠든 사이 벌써 오전2시30분, 요란한 알람이 곤한 잠에서 날 깨운다. 부랴부랴 얼굴에 물만 바르고 대웅전으로 향하니 스님 두 분과 보살님 두 분이 새벽예불을 준비 중이다. 이른 새벽 대웅전의 신비로움을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문득 나의 맘속에 있는 아집과 베풀지 못하고 사는 나의 부끄러움을 108배로 부처님 앞에서 풀어본다. 모든 것이 내 마음속에 있었구나. 난 왜 이 넉넉하지 못한 마음을 버리지 못할까? 이 모든 것이 다 내 맘속에 있는 건데…. 새벽예불을 마치고 아침공양을 하던 중, 스님 한 분이 열심히 설거지 하시는 모습에서 ‘내가 조금 더 수고하면 다른 누군가가 편해지겠구나’ 하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다시 한 번 감사한다. 산책삼아 떠난 약사암에서 본 백양사는 어머님 품처럼 포근하고, 따스한 보금자리처럼 날 감싸주는 사찰이었다. 점심 공양을 끝내고 조용히 스님께서 만들어 주신 차를 마시고, 눈빛이 형형히 살아 환하게 빛나는 스님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열심히 정진하는 스님들의 모습을 만난 것 또한 이번 템플스테이에서 얻은 큰 행운이었다. 1박2일의 짧지만 긴 여행, 백양사 템플스테이에서 나는 마음속에 넉넉함을 담고, 또 그것을 베풀며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나와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더 여유를 찾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속세를 향해 떠나는 발걸음에 힘이 실린다. 지금 나는 누구에게나 권한다. 언제든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싶다면, 백양사를 그리고 템플스테이 찾아 떠나보라고. 홍기덕 ◆ 백양사는… 전남 장성 백암산에 위치한 고불총림 백양사는 백제 무왕 33년(623년) 때 여환조사가 창건했다. 창건 당시 이름은 백암사, 이후 정토사라 불리다가 조선시대에 이르러 백양사란 사명을 얻었는데, 선조 때 환양선사가 <금강경>을 설해 하얀 양을 제도했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호남불교를 대표하는 사찰인 백양사는 백암산 자락의 수려한 경치와 어우러져 찾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사찰 입구부터 즐비하게 서 있는 애기단풍나무 덕분에 백양사는 단풍명소로도 유명하다. 해마다 가을이면 단풍을 보기 위해 산사를 찾은 사람들로 사찰은 인산인해가 된다. 백양사는 또 조계종 종정을 역임한 만암스님을 비롯해 근현대 한국불교를 지탱해온 선사들이 수행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조계종 종정과 고불총림 방장을 지낸 서옹스님은 ‘참사람운동’을 통해 선 수행 대중화를 이끌었으며, ‘참사람템플스테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백양사 참사람템플스테이는 스님의 ‘참사람운동’에서 유래된 것으로, 참선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대표적인 수행템플스테이 가운데 하나다. 요즘에는 참선수행 프로그램과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요사채 화재로 인해 당분간은 템플라이프 프로그램만 운영할 계획이다. ![]() 포항 장육사 템플스테이는 자비명상, 부채사경, 자전거 트레킹 등을 진행한다. 부채위에 사경하는 모습. ■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면…영덕 장육사 비움 통해 성장하는 법 배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친구의 템플스테이를 같이 가자는 요청은 반가운 소리였다. 장육사 템플스테이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친구와 나는 소풍가는 어린아이들 마냥 즐거워하며 버스에 몸을 실었다. 포항에서 다시 영해로 이동하는 동안 마주친 작은 소도시의 소박한 풍경은 마음을 뺏기에 충분했다. 3시간 여를 거쳐 장육사에 도착한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아, 고찰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며 감탄했다. 손때 묻은 건물들의 기둥과 화려하진 않아도 고풍스런 느낌. 그렇게 장육사와의 첫 만남은 이곳에선 마음을 정화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2박3일간의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통해 조용하고 편안한 사찰의 모습은 물론, 내내 들려오던 목탁소리에 ‘목탁소리가 이렇게 사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육사를 품은 운서산의 절경은 몸은 춥지만 마음만은 따스하게 감싸주었고, 도시에서는 볼 수 없던 수많은 별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스님과 함께 나눈 차담을 통해 그간 쌓아온 아픔을 솔직히 털어 놓으며 마음을 비울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다시 한 번 더 나은 내가 되겠다는 다짐도 할 수 있었다. 108염주 꿰기를 하는 시간 또한 마음에 작은 울림을 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염주 한 알 한 알이 이루어져 염주가 되듯 나도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면서, 내 인생을 알알이 꽉 찬 염주처럼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처님의 미소처럼, 언제나 나도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는 스님의 모습처럼 나도 언제나 정진하는 사람이 되기를…. 세상만물이 다 선지식이라는 스님의 말씀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비록 지금 나의 발걸음이 늦더라도 그것이 나를 돌아볼 수 있고, 내가 성장해 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나의 믿음에는 장육사 템플스테이에서 얻은 많은 것들이 녹아 있다. 사찰의 문을 나서는 내 발걸음은 한없이 가벼워지고, 나는 그 날의 기억을 통해 다시 한 번 새로운 계획과 희망으로 오늘을 만들어 본다. 이은영 [불교신문 2679호/ 12월1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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