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불(禮佛)은 부처님을 공경하고 예배하는 의식이다. 믿음의 문을 여는 출발이다. 제불의 공덕을 찬탄하며 자신의 업장을 소멸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사찰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오전 4시 새벽예불로 시작해서 오전 10시 사시예불, 오후 6시30분 저녁예불을 각각 올린다. 새벽예불은 특히 엄격하다. 늦잠을 자거나 거드름을 피우다 새벽예불에 단 1분이라도 늦으면 어른스님 불호령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사찰마다 심심찮게 전해진다.
날마다 가족과 예불 올리며 삶의 밑바탕 다져
예불은 부처님 당시부터 존재했다. <사분율>에 따르면 보드가야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에게 두 상인이 행한 두면례, 법천왕이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설법을 청한 일 등이다. 부처님 열반 후에도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탑을 돌며 예불을 올렸다. 오늘날과 같은 예불의식은 “삼보를 대상으로 삼아 예참법이 발달하다가 그것이 보편화되면서 조석예불이 정착된 듯 보인다”라고 월운스님의 <일용의식수문기(日用儀式隨聞記)>는 전한다.
예불은 불교정신의 진수로 부처님을 공경하고 예배하는 기본적인 불교의식이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보조스님이 지은 <계초심학인문>에 ‘예불에 나아가되 모름지기 조석으로 근행하여 스스로 게으름을 꾸짖으며’라고 한 것을 볼 때, 고려시대에도 예불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예불문은 짧지만 그 안에 팔만대장경 정신이 응축돼 있다. 불교에 대한 지식, 신심, 신앙의 기본체계가 모두 담겨 있다. 우리가 기도를 할 때 제대로 하려면 몸으로는 절을 하면서 입으로는 염불을 외우고 생각은 예불문의 간절한 내용을 음미하면서 행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신구의(身口意) 삼업이 통일되어 좋은 기도가 될 수 있다. 오분향(五分香)에 이어 예불문은 ‘광명의 구름 덩어리가 온 법계에 두루 가득하여, 어느 곳에서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법승 삼보께 공양을 올린다’며 본격적인 예불을 시작한다.
예불문에는 또 시방세계에 두루 계시고 과거와 현재, 미래에 항상 계시는 모든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고, 바다처럼 넓고 깊은 부처님 가르침에, 문수사리보살 보현보살 관세음보살 지장보살에도 목숨을 다해 귀의하는 마음이 담겼다. 마지막에는 ‘대자대비로 예배를 받으시고 삼보님의 무한한 가피력을 언제나 내려주소서’라는 간절한 서원과 함께 ‘온누리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의 깨달음을 이루기를 원하면서’ 예불문은 끝난다.
불법승 삼보는 깨달음의 언덕에 이르기 위한 소중한 귀의처다. 불자라면 이제 누구나 불교교리의 기본이자 불교정신의 진수인 예불을 생활화하자. 굳이 사찰에 가지 않더라도 집안에서 가족들과 날마다 아침을 열면서 예불을 올린다면 삶의 든든한 밑바탕을 다지게 될 것이다.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602호/ 3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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