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포항 진삼용 유정분 부부“아내는 내 인생의 로또” |
포항 오어사에서 기도한 공덕으로 건강한 딸을 낳게 됐다고 믿는 진삼용 유정분 부부가 지난 9일 민혜와 함께 놀이터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중국서 익힌 알뜰정신 살림에 큰 도움 20만원 월세로 시작해 아파트에 ‘입주’
“나이 40줄에 딸을 낳고 집도 새로 장만했습니다. 아내가 없었더라면 모두 불가능 했을 일이죠.” 지난 9일 만난 진삼용(51) 씨는 중국 만족 출신의 아내 유정분(45) 씨를 ‘로또’에 비유했다. 진 씨는 “매사에 최선을 다해준 아내가 고마울 따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진삼용(51) 유정분(45) 부부는 지난 2004년 11월에 결혼했다. 진 씨는 중국 길림성 교화시에 살고 있는 사촌 형님으로부터 유정분 씨를 소개받았다.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진 씨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사촌들이 수소문한 끝에 진 씨와 연배가 비슷한 유 씨를 찾아냈다. 사진만 주고받은 채 부부는 2003년 5월부터 이듬해까지 전화로 데이트를 대신했다. 유 씨는 집 주위에 살고 있는 조선족 친구들로부터 귀동냥으로 조금씩 익힌 한국어를 활용했다. 이심전심으로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됐고 진 씨와 유 씨는 양가의 축복 속에 결혼했다.
허리띠를 졸라 맨 덕에 지난해 6월 드디어 새 보금자리를 얻었다. 꼬박 3년 만이다. 남편 진삼용 씨는 “젊은 시절 모아 둔 돈이 없어 부인이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비록 큰 평수는 아니지만 아내가 알뜰하게 살림을 살아준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 사이 딸 민혜(3)도 태어났다. 늦깎이로 시작한 결혼생활에 새 생명이 태어난 것은 부부에게 기적과도 같았다. ‘민혜’라는 이름은 중국에 있는 민혜의 외할아버지가 ‘민첩하고 지혜롭게 살아라’는 뜻으로 손수 지어줬다. 민혜가 태어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유 씨는 민혜를 갖기 3개월 전 유산의 아픔을 겪었다. 부부는 그때 ‘다시 우리에게 생명이 주어진다면 감사히 받아들이겠지만 생기지 않으면 둘이 행복한 것으로 만족하자’고 다짐했다. 다행히 유 씨는 다시 임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임신 5개월 째 병원에서 검진을 하던 도중 혈액검사에서 다운증후군 양성반응이 나온 것이다. 부부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웠다. 양수검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부부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진 씨는 “어렵게 얻은 생명이었지만 도저히 낳아서 키울 자신이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초조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진 씨는 그날로 집에서 1시간 떨어진 오어사를 찾아 기도를 시작했다. 그 전까지 이런 저런 핑계로 절을 자주 찾지 않았지만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절을 하고 또 했다. 퇴근 후 셀 수 없을 정도로 매일 절을 했다. 지극한 기도 덕분이었을까. 검사결과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부부는 건강한 딸을 낳았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요즘 집에선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진 씨는 “천진하게 웃고 있는 민혜를 보고 있으면 천진불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부모 마음이 다 같겠지만 건강하고 밝게 키우고 싶다”며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지막으로 진 씨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 문화를 빨리 익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동시에 남편도 부인 나라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며 남편 교육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유 씨도 “아이의 양육을 위해서 한국어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포항=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 2525호/ 5월2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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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달세 20만원으로 살림을 시작했다. 유 씨는 낯선 한국 땅을 밟자마자 남편의 작은 월급을 쪼개 쓰며 오로지 내 집 마련이라는 ‘꿈’ 하나로 버텼다. 집을 서둘러 마련하기 위해 분식집부터 목욕탕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림에 보탰다. 부부는 오로지 일에만 전념했다. 중국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아온 유정분 씨는 “남편이 한국에 오면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았다”며 “서로 긴 시간을 돌아 어렵게 만났는데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