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82026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38>아산 김명기 레티몽투이 부부

지난 15일 만난 김명기 레티몽투이 부부와 잠이 덜 깬 딸 세련, 아들 보성이.



“우리부부 보시하며 살아요”

베트남출신 아내 방문지도교사 활동

자신들 도움 필요한 곳에 도움주고파

“항상 보시하는 마음으로 같은 나라에서 온 여성들을 돕고 있어 뿌듯합니다.”

지난 15일 충남 아산시 용화동에서 만난 베트남 색시 레티몽투이(27)씨는 ‘방문지도교사’로 활동하는 자신의 직업을 소개하며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5년 전 한국으로 시집온 그녀는 결혼이주여성들이 겪고 있는 절절한 사연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살면서 한번쯤은 모두 겪은 일이기 때문이다.

레티몽투이 씨는 다문화 가정 2세대를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해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그녀를 추천했다. 가정을 꾸린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곳을 방문해 기초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그들의 겪고 있는 어려움을 들어준다. 때로는 남편이나 시어머니에게 그들의 속내를 통역해 가족간에 쌓인 오해를 풀어주기도 한다. 레티몽투이 씨는 “도움이 필요한 곳을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해 줬을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한국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 정확하게 가르쳐 주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베트남에서 지인의 소개로 남편 김명기(42)씨를 만나 결혼한 레티몽투이 씨.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고 문화도 다른데 한국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걱정으로 시작한 결혼생활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차 주부가 됐다. 지난 2004년 베트남에서 결혼한 부부는 엄마의 큰 눈을 닮은 딸 세련(4)이와 친할아버지를 닮은 보성(3)이도 낳았다. 레티몽투이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남편이 한글을 가르쳐줬지만 잘 따라하지 못하면 종종 화를 냈다”면서 “그때마다 자존심이 상해 남편이 없는 시간에 혼자 눈물을 쏟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때 당시만 해도 부인의 마음을 읽지 못했던 김명기 씨는 이날 “어제보다 더 나은 실력을 기대하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며 “잘 몰랐는데 아내가 혼자 울었다고 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미안해했다.

때문에 그녀는 방문교사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가 활동하는 것을 모두 ‘보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하다.

레티몽투이 씨는 불교 국가에서 나고 자란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절에 갔다. 집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였지만 절에 가서 기도를 하고 마음을 닦는 것을 좋아했다. “고향에 있을 때 절에 가서 스님 법문 듣는 시간을 좋아했다”는 그녀는 “세련이와 보성이가 좀 더 자라면 남편과 함께 고향에 있을 때처럼 절에 자주 가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부모님에게 효도하라’는 스님의 말씀은 잊지 못한다. ‘부모님에게 효를 다하지 못하면 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날 수 없다’는 스님의 말씀이 요즘 따라 더욱 와 닿는다고 한다. 이제 자식 둘을 낳아 길러보니 어릴 때는 몰랐던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이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 요즘은 아이들에게 엄마가 가장 필요한 시기라 마음대로 외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레티몽투이 씨는 “부모님이 먼 곳에 계셔 자주 찾아 뵐 수 없어 속상하지만 전화통화를 자주하고 있다”면서 “가까운 시기에 아이들과 함께 베트남에 가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부부는 세련이와 보성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교육할 계획이다. 레티몽투이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엄마들이 일일이 밥을 차려주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우리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가사를 돕고 밥을 챙겨먹을 수 있도록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마지막으로 “처음 결혼했을 때 주위의 편견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배려를 당부했다.

아산=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 2577호/ 11월25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