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띠하·우선주 부부 |
![]() “두 나라 문화를 모두 존중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녀들의 이름을 두 개로 지었다”는 소띠하 우선주 부부가 딸 서연, 아들 현서와 함께 미소를 짓고 있다. 미등록 체류자였던 소띠하(36) 씨를 평생 반려자로 맞아들인 우선주 씨. 지난 11월21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에서 만난 우선주(27) 씨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다”면서 “제 눈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아닌 ‘인연’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미얀마출신 남편 독실한 불자” 미등록체류자와 자원봉사자로 만나 국경과 나이 초월한 사랑 결실맺어 현재의 남편 소띠하 씨를 만난 건 지난 2003년. 어린 나이었지만 또래에 비해 조숙했던 우 씨는 서울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노동자들에게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던 그녀는 그들의 힘겨운 한국 생활에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이 일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현재 남편 소띠하 씨를 만났다. 미얀마에서 온 소띠하 씨는 당시 체류기간을 훌쩍 넘긴 상태였다. 하지만 신분을 숨기고 일을 하면서 근로자들의 실상을 알려주고 싶어 뜻을 같이한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었다. 부부의 두 번째 인연은 6개월 뒤. 창신동에 위치한 한 공부방에서 운명적으로 이뤄졌다. 우선주 씨가 일하던 공부방에 소띠하 씨가 단원들과 함께 밴드연습을 하러 찾아왔다. 이후 공부방에서 밴드의 연습이 지속되면서 둘의 만남은 계속됐다. 반가움은 어느새 사랑으로 싹텄다. 비록 내일을 약속할 없는 사이었지만 만남이 이뤄질수록 서로에 대한 감정의 깊이는 더해갔다. 소띠하 씨는 “수업이 끝나면 공간을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가게 됐는데 우연히 선주를 만났다”면서 “오며 가며 스쳐가는 사이었지만 말을 주고 받다 보니 서로 공통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나서 둘은 서로를 의지하고 보듬은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가 됐다. 비록 선주 씨 부모님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어른을 공경하는 소띠하 씨의 고운 심성은 결국 부모님의 차가운 마음을 녹였다. 지난 2004년 결혼한 소띠하 씨는 한국국적을 취득해 안정적인 직장도 가졌다. 우 씨는 “요즘 친정에 가면 부모님이 저보다 남편을 더 챙긴다”면서 “어느새 이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부모님을 보면 행복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같은 소띠하 씨의 마음은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불심으로부터 비롯됐다. 소띠하 씨는 미얀마를 떠나왔지만 항상 오계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진실 되고 쓸 때 없는 과욕을 부리지 말라는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우선주 씨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면서 “그럼 점에서 남편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부부에게는 소띠하 씨를 쏙 빼닮은 두 자녀가 있다. 딸 서연(5)이와 아들 현서(4)이다. 자녀들에게 엄마 아빠 나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두 나라의 이름을 모두 지었다. 할아버지가 서연이에게는 지혜와 복을 지니라는 뜻에서 ‘술랍테’를, 현서에게는 용감하게 자라라는 뜻에서 ‘테아우라이윈’이라는 이름을 손수 지어줬다. 이 이름은 두 아이들에게도 자랑스러운 특별함이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부부의 사고방식이 자연스레 아이들에게도 스며든 까닭이다. “우리 반에서 이름이 두 개인 사람은 나밖에 없어요. 미얀마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참 좋아요.” 서연이가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소띠하 씨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녀들도 배웠으면 한다. 그래서 집 근처에 있는 미얀마 절을 찾을 때마다 자녀들과 함께 가 기도를 한다. 소띠하 씨는 “한국에 와서 견디기 힘들었던 시련도 잘 극복한 것은 모두 부처님의 가피”라며 “앞으로 불제자로서 어긋남 없이 부처님을 믿고 따라 화목한 가정을 일궈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천=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 2581호/ 12월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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