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무암사 |
![]() 무암사 극락보전에서 바라보이는 장군바위, 안개가 끼면 장군바위 뒤쪽 능선에 노장암(老丈巖)이 나타난다고 한다. ![]() 사찰 입구 바위 지붕아래 약수물이 흐른다. ![]() 산사는 깊은 겨울속에 담겨 있다. 무암사를 암릉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 사찰 마당으로 안내해주는 문. 산안개 속 홀연히 나툰 老스님 “어서오시게” 충북 제천 소백산맥으로 뻗어나오는 줄기에 동산(896m)이 있다. 아기자기한 암릉과 칼바위, 장군바위, 낙타바위, 남근바위 등 기암괴석이 병풍을 이룬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암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능선에 올라서면 산속을 주유하는 바다처럼 펼쳐진 충주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토록 기가막힌 절경 속에 무암사(霧巖寺)가 있다. 남제천 IC를 빠져 나와 청풍 쪽으로 10여㎞ 이동하면 무암사 입구에 닿는다. 청풍명월이라는 이름처럼 저수지 옆으로 이어지는 길섶으로 그림같은 풍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청풍호는 아직 얼어붙진 않았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봉우리 아래에 잠겨있는 저수지 물빛이 파란하늘을 그대로 담았다. 지난 15일 오랜만에 따스해진 날씨 덕분에 가뿐하게 나선 길이다. 아침나절 잠깐 내린 눈은 도로에 쌓이지 않고 사르르 녹으면서 검은색 아스팔트를 더욱 짙은 색으로 적신다. 먼발치에서 보이는 산은 하얀 속살을 드러내듯 곳곳에 희끗희끗한 눈꽃으로 장엄돼 있다. 무암사 입구에서 2km 정도 동산입구로 가다 보면 색다른 일주문이 나온다. 산적들의 본거지인 산채 입구가 아직도 남아있어 정겨움을 더한다. 영화 ‘신기전’을 촬영한 영화세트장을 지나서 숲길따라 계속 들어간다. 그늘진 도로에는 아직 눈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잠시 후 무암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주차장에서 200여m 더 오르면 자연석으로 쌓은 축대 위쪽에 무암사 요사채 지붕이 올려다 보인다. 축대를 끼고 돌아 오르면 동굴처럼 생긴 바위지붕 아래 작은 기도 공간과 맑은 약수가 나오는 샘이 있다. 청량한 물맛이 정신을 깨운다. 계단을 올라 축대 위로 오르면 무암사 현판이 있는 작은 문이 나온다. 요사채 사이에 있는 이 아담한 문은 극락보전 아래 마당으로 참배객을 안내한다. 마당에 서니 앞쪽 동산에서 옆으로 이어지는 작성산의 암릉이 무암사를 에워싸고 있다. 흰 눈 쌓인 산사가 깊은 산속에 살포시 묻혀 있다. 고요한 산사에서 눈을 감고 자연에 귀기울이면 바스락 소리가 들린다. 따스해진 날씨로 나무에 있는 눈이 떨어지는 소리다. “무암사 물맛은 정말 좋아요.” 절에서 만난 한 보살님이 석달간 이 곳에서 머무르면서 앓았던 장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물이 얼마나 맑은지 이 물로 김치를 담그면 여름에도 잘 무르지 않는데요.” 무암사 물 예찬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마당에 있는 수곽에서 물 한바가지를 들이킨다.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이 달디 달다. 무암사 창건 이후 연혁은 자세히 전해지지 않는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사찰명이 기록되어 있으며, 한때 무림사(霧林寺)로 불렸다. 당시엔 규모가 대단했단다. 극락보전 건너편 산 능선에는 커다란 바위가 서 있다. 마치 노스님이 참선을 하는 모습을 닮아서 노장암(老丈巖)이라 불린다. 안개가 노장암을 감싸면 살아 있는 노스님의 모습이 아련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삼라만상을 두루 비추면서 중생들의 번뇌를 씻겨주는 노스님은 오늘도 무암사의 겨울을 훈훈하게 녹여준다. 제천=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 2592호/ 1월2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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