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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불교는 어떻게 보나

문: 요즘 능력이 되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고 놀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일없는 한가로운 도인’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취직하지 않는 청년과 어떻게 다른지요?

집착 벗어난 ‘도인’개념과는 달라

부처님은 무위도식하는 행위 비판

답: 불교에서는 깨달은 이들의 경지를 표현할 때 ‘일없는 한가로운 도인(無事閑道人)’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일반 사람들이 쓰는 단순한 해석으로 보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사는 사람’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겠지만, 불교적인 뜻으로는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됩니다.

불교에서의 무사(無事) 즉 ‘일 없음’이란 ‘눈앞의 어떤 현상에 집착하여 정신을 빼앗기는 일이 없음’을 뜻합니다. 깨달은 이는 마음에 집착을 일으킬만한 망상이 없는 청정한 상태이기에, 모든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볼 뿐이며, 언제나 가장 적절하고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유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삶 속에는 번뇌의 모습인 게으름이나 귀찮은 것에 대한 회피와 같은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귀찮고 힘들어서 취직을 하지 않고 부모나 다른 이의 도움으로 사는 사람에겐 눈앞의 모든 것이 귀찮은 일이 됩니다. 그러므로 작은 행위 하나를 하면서도 온갖 망상을 일으키고, 못 마땅해 하며 화를 내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외형적으로 보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한가한 사람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그런 사람의 내면은 피하고 싶은 일과 하고 싶은 일들로 가득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사람은 철저한 이기주의자이기에 자기가 하는 모든 일은 정당하게 생각하면서도 상대방이 자기로 인해 당할 힘든 상황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집착을 벗어던진 자유로운 사람은 어떤 일을 하더러도 그것이 화나고 귀찮은 일이 아니라 아름답고 소중한 삶인 것이며, 모든 행위가 그저 물 흐르듯 극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한가롭다는 것은 조급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은 것입니다. 게으름을 피우고 매사를 뒤로 미루는 것은 한가로운 것이 아닙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도 일반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애써 노력한 사람들로부터 밥을 얻어먹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요즘 능력이 있으면서도 하는 일 없이 놀고먹는 사람들이 똑 같은 질문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질문에 합당한 답을 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신 적이 있습니다. 마음의 밭을 일구는 법을 가르쳐 번뇌의 잡초를 뽑게 하고, 지혜의 열매를 얻게 하여 편안한 삶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지요. 또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의사중의 의사라고 하셨습니다. 마음의 병을 치료해서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을 이루신후 이동하기 어려운 우기(雨期)에만 한 곳에 머무셨는데 이것을 안거(安居)라고 합니다. 사실 이 기간도 출가 제자들을 지도하시는 기간이라고 보면 좋습니다. 그 외의 모든 기간에는 언제나 이동하시면서 일반 사람들에게 해탈의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간혹 불교의 가르침을 곡해한 이들 중에는 무위도식하면서 도인인체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바로 그들이 즐겨 인용하는 말에 바로 이 ‘일 없는 한가로운 도인’이라는 말도 들어갑니다. 그러나 이런 도인이란 불교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전 생애를 통해 그런 모습을 보이신 적이 한 번도 없었음을 깊이 살펴야만 합니다.

송강스님/ 개화사 주지

[불교신문 제2412호/ 2008년3월26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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