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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화합의 의미는

문 : 불교에서는 화합이 미덕이라고 가르치는데, 화합하기 위해서는 반대하지 말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정말 반대하지 않는 것이 화합이 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합당한지요?

나와 다른 주장을 인정하고 개선

답 : 화합이란 ‘조화로 멋진 모습을 갖추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의를 위해서는 반대하지 말고 다수의 뜻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화합이라는 주장은 조화를 무시한 힘의 논리일 뿐이며, 더 큰 대립과 투쟁을 일으키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출가자 전체를 통칭할 때 ‘승가(僧家)’라고 하는데, 이 승가의 뜻이 바로 ‘화합대중’이 됩니다. 석가모니부처님 당시의 초기 승가가 어떤 분위기였는지를 짐작케 하는 것으로 십대제자를 들 수 있는데, 만약 개성이 완전히 무시된 집단이었다면 십대제자가 아닌 수제자로 표현 되었을 것입니다. 십대제자는 서열상의 순서가 아니라 수행의 각 분야별로 가장 뛰어난 제자를 가리킨 것입니다. 이것은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살려, 그것을 방편으로 한 수행으로 깨달음에 나아가는 조화로운 대중이 승가인 것을 뜻합니다.

승가의 화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로 육화(六和)를 들 수 있습니다. 육화의 가르침을 보면 마치 모든 사람이 한가지로 생각하고 한 가지로 말하며 한 가지 행위를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백인백색의 특징을 놓고 볼 때 적어도 그렇게 보일 때까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화의 근본이 자비와 존경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설득하고 이해하며 포용하는 노력 없이는 이 육화는 실현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흔히 효율성을 들면서 다수결의 원칙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다수가 찬성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의견을 무시한 채로 벌였던 일들이 십 수 년 뒤에 백지 상태로 되돌려지는 것을 종종 봅니다. 처음부터 다른 의견들을 귀담아 듣고 서로 이해하고 장점을 취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결과적으로는 훨씬 빠른 성과를 거둘 수 있었겠지요.

우리가 비록 다수결의 제도 속에 살고 있어도 화합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가 있습니다. 예컨대 선거에 의해 정치지도자를 뽑으면 그것은 선택일 뿐입니다. 여러 사람 중에서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을 선택했다고 그 사람의 모든 주장을 다 찬성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다시 정책마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 다른 의견들에 귀 기울여야만 합니다. 지도자의 포용력과 설득의 노력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마음을 열리게 합니다. 이러한 결과로서 조화로운 새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지요.

요즘 쟁점이 되어 있는 한반도대운하 문제를 놓고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강물이 자연스레 흘러 바다에서 만나는 것은 대자연의 조화로 하나가 된 것이지요. 그러나 육지의 강물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산을 무너뜨리고 물을 역류하게 하는 것은 조화의 모양이 결코 아닙니다. 그럼에도 대운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사람들은 그 효과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반면에 직관력을 가진 사람들의 눈에는 그것이 불러일으킬 대재앙이 확연히 보이는 것이지요. 이 상반되는 의견을 두고 다수결로 결정을 짓자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런 경우는 오랜 시간을 가지고 같이 검토하고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국민이 화합할 수 있는 것이지요.

화합하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주장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다름을 인정할 때에만 개선이 되고, 개선이 될 때에만 먼 거리감이 없어져서 대립과 투쟁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송강스님 / 개화사 주지

[불교신문 2416호/ 4월9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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